북중러 3국 정상 사상 첫 동석, 시진핑 중심 반서방 연대 과시…군사협력 확대 주목

지난 30일(현지시각) 마이니치신문 영문판 보도를 보면,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은 지난 29일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이 모두 9월 3일 베이징 행사에 참석하며, 두 정상이 중국에 있는 동안 양자회담을 가질 가능성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이 이루어질 경우 지난해 6월 푸틴이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약 1년 3개월 만의 양자회담이 된다. 당시 양국 정상은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하며 상호방위 조항을 포함한 군사동맹 성격의 협정에 합의했다.
특히 이번 베이징 행사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중심으로 북한·중국·러시아 3국 정상이 사상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국제사회가 주목한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중국 측이 행사에서 푸틴 대통령을 시진핑 주석의 오른쪽에, 김정은을 왼쪽에 앉힌다고 알려왔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31일부터 9월 3일까지 중국을 방문해 31일부터 이틀간 톈진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어 9월 2일 시진핑 주석과 양자회담을 갖고 3일 전승절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푸틴은 이번 중국 방문 기간 10개가 넘는 나라 지도자들과 회담을 가질 계획이다.
김정은의 중국 방문은 2019년 1월 이후 6년 8개월 만으로, 북한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여러 나라가 참여하는 외교 행사에 참석한다.
현재 북한은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 조약에 따라 수천 명의 병력을 러시아에 보내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한다. 김정은은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숨진 북한군 전사자 가족들을 위로하는 2차례 행사를 열며, 전사자 자녀들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30일 김정은이 전사자 가족들에게 "사랑하는 자녀와 남편의 사망 소식은 생사를 알 수 없었던 여러분께 큰 충격이었을 것"이라며 "여러분을 생각하니 마음이 편치 않아 업무에 집중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또 전사한 영웅들이 남긴 자녀들을 "아버지처럼 강인하고 용감한 전사로 훌륭하게 키우는 데 전적으로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고 통신사는 전했다.
지난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1차 추모행사에서는 약 100명의 군인 초상화가 추모벽에 걸린 것을 확인했지만, 평양은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 규모나 정확한 사상자 수를 공개하지 않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북한은 올해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80주년과 내년 노동당 9차 대회를 앞두고 중국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원산 갈마 해안관광지구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도 중국 지도부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번 북중러 3국 정상의 베이징 집결은 미국 주도의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에 맞선 '반서방 연대'를 과시하는 뜻으로 풀이된다. 푸틴과 김정은의 양자회담이 이루어질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 지속 지원 방안과 추가 군사협력 확대 등이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