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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화웨이 장비' 사용 계약 취소… 美·EU 압박에 '전략적 자율성' 내세워

1,170만 달러 규모 광섬유 네트워크 계약 '무효화'… 화웨이 "보안 위험 없다" 반박
美 의원들 "정보 공유 중단해야" 압박… EU, 5G 네트워크서 화웨이 퇴출 권고
화웨이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화웨이 로고. 사진=로이터
스페인 정부가 '전략적 자율성'을 이유로 중국 거대 기술 기업 화웨이(Huawei)의 광섬유 장비 사용과 관련된 계약을 취소했다.
이는 미국과 유럽연합(EU)으로부터 화웨이 장비 사용에 대한 비난과 압박을 받아온 스페인이 결국 막판에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30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엘 파이스(El Pais) 보도에 따르면, 1,000만 유로(약 1,169만 달러, 한화 약 162억 원) 규모의 이 계약은 관련 공공 시설에 의해 승인되었으나, 스페인 디지털 혁신부가 "디지털 전략 및 전략적 자율성"을 이유로 이를 무효화했다.

이번 계약은 "스페인 영토 전체를 포괄하는 16,000km 이상의 공공 광섬유 메가 네트워크에 차세대 화웨이 장비를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스페인은 EU가 보안 문제를 이유로 회원국들에게 5G 네트워크에서 화웨이를 제거하도록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화웨이 장비 사용을 늘려 브뤼셀과 워싱턴으로부터 비난을 받아왔다.

특히 지난 7월 스페인 내무부가 법 집행 기관 및 정보 기관에서 사용하는 도청을 관리하기 위해 화웨이와 1,230만 유로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자, 미국 의원들은 툴시 개바드 정보국장에게 마드리드가 화웨이 사용을 중단할 때까지 스페인과의 정보 공유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상원과 하원 정보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톰 코튼(Tom Cotton)과 릭 크로포드(Rick Crawford)는 "스페인이 이를 따를 때까지 미국 정부는 스페인 정부와 공유된 모든 정보가 중국 공산당과 공유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브뤼셀에서도 극우 정당 VOX의 호르헤 벅사데(Jorge Buxade) 유럽의회 의원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서한을 보내 도청 계약의 "보안 위험을 평가"할 것을 촉구했다.
위원회는 2020년부터 회원국들에게 "고위험" 공급업체에 대한 제한을 적용할 것을 권고해 왔으며, 2023년에는 화웨이와 ZTE가 "다른 공급업체보다 실질적으로 더 높은 위험"을 안고 있다며 사용 중단을 직접 요청한 바 있다.

화웨이는 과거에 중국과의 연관성을 강력히 부인하고 자사 장비가 보안 위험을 수반한다는 비난에 대해 반박해 왔다.

하지만 EU 회원국 27개 중 11개만이 네트워크 인프라에서 "고위험" 공급업체를 제거하기 위한 법적 권한을 사용했으며, EU 최대 경제국인 독일은 2029년으로 시차를 두고 화웨이 퇴출 절차를 시작했다.

스페인의 이번 계약 취소는 미국과 EU의 압박이 점점 더 거세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중국의 유럽 내 기술 확장에 새로운 장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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