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삼성, 인텔과 '유리기판·패키징 협력' 추진 보도…트럼프 행정부 관세 압박 속 돌파구

미국 정부, 인텔 지분 10% 직접 매입…삼성 반도체 2나노 경쟁·관세 부담 해소 노림수
삼성이 미국 인텔과 차세대 반도체 부품인 유리기판과 패키징 기술 협력을 논의한다는 소식이다.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이 미국 인텔과 차세대 반도체 부품인 유리기판과 패키징 기술 협력을 논의한다는 소식이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이 미국 인텔과 차세대 반도체 부품인 유리기판과 패키징 기술 협력을 논의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압박을 완화할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는 미국 언론 보도가 나왔다.
미국 IT 전문매체 WCCF테크는 24일(현지 시각) 대만 경제일보 보도를 인용해 "삼성이 인텔과 손잡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행정부가 자국 기업으로 중시하는 인텔과의 연계를 통해 관세 부담 등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 트럼프 정부, 인텔 지분 10% 확보…삼성, 우호적 환경 노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인텔 지분 10%를 직접 매입했다. 조건부 지분 확보 방식으로 알려졌는데, 미국 정부가 특정 반도체 기업에 이렇게 직접 투자한 것은 이례적이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인텔을 사실상 ‘미국 반도체 산업의 상징’으로 내세운 것”이라고 풀이한다.

삼성으로서는 인텔과 협력관계를 강화하면 미국 내 사업 전개에 유리한 조건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고율 관세 부과 대상에서 삼성의 제품과 장비가 빠질 가능성이 커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트럼프 행정부의 반도체 정책은 인텔과 밀접히 연결돼 있다”면서 “삼성이 인텔과 협력하면 정치적으로 우호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지면서 통상 마찰에도 완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 유리기판·패키징 협력 유력…2나노 반도체 경쟁은 변수


삼성과 인텔이 협력할 가능성이 큰 분야는 유리기판이다. 유리기판은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에서 전력 효율과 신호 전달을 높일 수 있는 핵심 기술로 꼽힌다. 인텔은 유리기판 연구를 하다가 사업을 접었다. 최근에는 일부 기술을 외부에 개방하거나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소식에 따르면 인텔 소속 일부 연구원이 삼성전기의 미국 지사로 이동한 사례도 있다. 삼성은 반도체 패키징 부문에서 유리기판을 미래 주력 기술로 보고 이미 투자를 늘리고 있고, 인텔의 기존 기술과 결합하면 상호 보완 효과가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이해관계 충돌도 있다. 인텔은 자체 차세대 공정인 ‘18A(1.8나노)’에 집중하고 있고, 삼성은 미국 텍사스 테일러 공장에서 ‘2나노’ 양산을 준비 중이다. 두 회사가 미래 반도체 미세공정을 놓고 경쟁 구도를 피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협력이 기술 이전과 공동 생산 단계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 업계 “정치·산업 두 축에서 동시에 계산된 행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인텔의 협력 가능성은 새로운 패키징 기술 확보뿐 아니라 미 행정부의 통상 카드에 대응하려는 전략”이라면서 “정치와 산업이라는 두 가지 축이 복합적으로 얽힌 사안”이라고 말했다.

삼성의 이번 행보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압박 무역정책 속 관세 완화 기대 △인텔과의 기술 협력으로 유리기판 경쟁력 강화 △2나노 미세공정 경쟁 구도 속의 미묘한 이해관계라는 세 가지 요소가 맞물려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