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로 해외 수요 부담, 수출 주문 17개월 만에 최대 감소
7월 수출 2021년 2월 이후 최대 하락폭 기록
7월 수출 2021년 2월 이후 최대 하락폭 기록

S&P 글로벌이 발표한 일본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7월 최종 48.9에서 8월 49.9로 상승했지만, 여전히 성장과 위축을 구분하는 50.0 임계값을 밑돌았다. 이는 두 달 연속 위축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설문조사를 집계한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의 경제 부국장 애나벨 피데스는 "단기적으로 매출이 개선되지 않는 한 제조업 생산량의 회복은 지속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조업 생산은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으며, 생산지수는 7월 위축에서 성장률로 반등했다. 하지만 국내외 수요 부진을 반영해 신규 주문은 계속 감소했다.
특히 우려되는 부분은 해외 주문의 급격한 감소다. 일본 제품에 대한 해외 주문은 17개월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감소하여 수출에 의존하는 일본 제조업 부문의 취약성을 부각시켰다.
실제로 20일 발표된 공식 무역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관세로 인해 7월 일본의 수출은 2021년 2월 이후 가장 가파른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 관세가 일본 경제에 미치는 직접적인 타격을 보여주는 지표다.
지난달 체결된 미일 무역 협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제품에 대한 관세를 15%로 낮추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부 제조업체는 이로 인해 비즈니스 상황에 대해 더 자신감을 갖게 됐지만, 전반적으로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이달 초 로이터 여론조사에서 밝혀졌다.
PMI 데이터에 따르면 제조업체의 투입 비용은 소폭 상승한 반면 판매 가격 인플레이션은 4년여 만에 최저치로 완화돼 기업들의 이윤에 대한 압력이 더 커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는 기업들이 비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음을 의미한다.
서비스 부문에서는 상황이 다소 나았다. 활동이 계속 확장됐지만 속도는 둔화되어 8월 서비스 PMI 예비치가 7월 최종 53.6에서 52.7로 하락했다. 그럼에도 50을 웃도는 수준을 유지해 서비스업은 여전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제조업과 서비스를 종합한 종합 PMI 생산지수는 7월 51.6에서 8월 51.9로 상승해 6개월 만에 가장 빠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는 서비스업의 견조한 성장이 제조업 부진을 어느 정도 상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일본의 제조업 부진은 글로벌 무역 환경 악화와 직결되어 있다. 특히 미국의 관세 정책이 일본의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 전자제품, 기계류 등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 제조업의 회복을 위해서는 해외 수요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중국 경제 회복과 미국과의 무역 관계 정상화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행은 이런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필요시 추가적인 통화 완화 정책을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서비스업의 견조한 성장과 전반적인 경제 회복세를 고려할 때 즉각적인 정책 변화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향후 일본 제조업의 회복 여부는 미중 무역 관계 개선, 글로벌 경기 회복, 그리고 일본 기업들의 수출 다변화 노력 등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