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심층분석] 트럼프-푸틴, 15일 알래스카서 담판…우크라 전쟁 3년 6개월 만에 종전 기로

10년 만에 미국 찾는 푸틴, '영토 교환' 제안에 유럽·우크라이나 강력 반발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8월 15일 종전을 위한 역사적 정상회담을 하게 된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8월 15일 종전을 위한 역사적 정상회담을 하게 된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각) 알래스카에서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논의하는 49번째 정상회담을 한다. 알자지라와 가디언, ABC뉴스가 최근 보도한 바에 따르면, 25년 동안 48차례 회담을 거쳐온 양국 정상이 '영토 교환'을 논의할 예정이어서 유럽과 우크라이나가 강하게 경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 트루스소셜에 "미국 대통령인 저와 러시아 대통령 푸틴의 회담이 815일 위대한 알래스카주에서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관영매체 타스도 크렘린궁이 양국 정상의 15일 회동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뒤 첫 미러 정상회담이다. 푸틴 대통령이 미국 땅을 밟는 것은 2015년 유엔총회 참석 차 방미한 뒤 10년 만이다.

25년 동안 48차례 회담, 우호에서 갈등으로 변화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지도자로서 25년 넘게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트럼프, 조 바이든 등 다섯 명의 미국 대통령과 48차례 회담을 했다.

초기 회담은 비교적 우호스러웠다. 20006월 모스크바에서 열린 첫 클린턴-푸틴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은 미국을 "우리의 주요 파트너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절대로 워싱턴과 맞서지 않겠다""우리는 협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9.11 테러 뒤 푸틴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에게 지지하겠다고 제안한 첫 번째 세계 지도자였다. 200111월 부시 대통령은 텍사스 크로포드 목장에서 푸틴 대통령을 초청했고, 부시 대통령은 "고등학교에 다닐 때 러시아는 적이었다. 이제 고등학생들은 러시아를 친구로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모두 28번 만났다.

그러나 2008년 러시아의 조지아 침공, 2014년 크림반도 합병 등을 거치며 관계가 나빠졌다. 2016년 페루에서 열린 오바마-푸틴 마지막 회담에서는 겨우 4분간만 대화했다. 2021년 제네바에서 열린 바이든-푸틴 회담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살인자"로 표현한 뒤 관계가 최악에 이르렀다.

"영토 교환" 언급에 유럽·우크라이나 강한 경계


이번 정상회담에서 가장 논란거리가 되는 부분은 트럼프 대통령의 "영토 교환" 언급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에서 "우리는 일부 영토를 돌려받을 것이고 일부는 교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베를린에서 연설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관리들에게 푸틴 대통령이 평화를 추구하는 데 "허세를 부리고 있다"고 조언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은 확실히 평화를 원하지 않는다. 그는 우리나라 점령을 원한다""우리는 평화를 위해 더 많은 압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에서 "우크라이나의 영토 문제는 우크라이나 대통령만이 협상할 수 있다"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분명하게 말했다"고 밝혔다.

전 대통령 보좌관인 피오나 힐은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트럼프를 푸틴과 둘만 방에 가두는 것은 예측하기 어렵고 종종 위험한 일"이라며 2018년 헬싱키 회담을 언급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선거에 개입했다는 미국 정보기관의 결론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아니라고 말한다"며 미국 정보기관보다 푸틴 대통령의 말을 믿는다는 뜻으로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 알래스카 회담장 선택의 상징성과 전망


회담 장소인 알래스카는 1867년 미국에 매각되기 전까지 제정 러시아의 땅이었다. 샘 그린 킹스칼리지런던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에 "정상회담을 알래스카에서 여는 것은 국경이 바뀌고 영토가 사고팔릴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끔찍한 상징성을 지닌다"고 분석했다.

CNN 보도에 따르면 회담은 알래스카 앵커리지의 엘먼도프-리처드슨 합동 기지에서 열린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2023년 국제형사재판소(ICC)로부터 체포 영장을 받았기 때문에 회담 개최 장소 선택지가 매우 제한됐다고 전해진다.

미러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가 지난 6일 러시아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난 뒤 급진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회담을 "고도로 생산적"이었다며 "큰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푸틴 대통령이 전쟁 중단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에 심각한 결과를 가져오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결과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말할 필요가 없다"고만 했다.

러시아 외무부 알렉세이 파데예프 부대변인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료에 대한 러시아의 조건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자포리자, 헤르손 등 일부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을 완전히 빼내고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계획을 포기하는 것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트럼프-푸틴 회담 결과에 따라 젤렌스키 대통령도 함께하는 3자 회담을 개최할 가능성도 열어뒀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번째 회의보다 두 번째 회의가 더 생산적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우리가 어디에 있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