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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TC, BOE에 '삼성 기술 도용' 판결 확정…15년 수입 금지

삼성 OLED 영업비밀 침해 인정…중국 기술 굴기 '급제동'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세계 시장 주도권 굳히기 나선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중국 BOE의 삼성 OLED 기술 침해를 인정하고 15년간 미국 내 수입 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번 판결로 삼성디스플레이를 비롯한 국내 업계의 세계 시장 주도권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중국 BOE의 삼성 OLED 기술 침해를 인정하고 15년간 미국 내 수입 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번 판결로 삼성디스플레이를 비롯한 국내 업계의 세계 시장 주도권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사진=로이터
삼성디스플레이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기한 공정무역 소송에서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를 상대로 큰 승리를 거뒀다. 이번 판결에 따라 BOE의 OLED 제품은 앞으로 15년간 미국 시장에서 판매가 전면 금지돼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의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이 사건은 한국과 중국, 미국과 중국의 기술 갈등에도 직접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3일(현지 시각) IT전문 매체 WCCF테크에 따르면 미국 ITC는 "BOE와 미국 자회사들이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관련 특허와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최종 판결했다. ITC는 BOE가 삼성의 전직 직원을 고용하고 이들에게서 얻은 기밀 정보를 써서 OLED 패널을 개발했다고 밝히며 삼성 쪽 주장을 모두 받아들였다. 판결에 따라 BOE는 15년간 미국에서 OLED 제품을 수입하거나 판매할 수 없다.

이 소송은 2023년 삼성디스플레이가 BOE를 ITC에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삼성은 BOE가 자사의 핵심 기술을 부당하게 사용해 만든 OLED 패널을 미국 시장에 유통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ITC의 결정은 2년 넘게 이어진 법적 다툼 끝에 예비 판결을 확정한 것으로 BOE에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안겼다.

◇ 'BOE 퇴출'…삼성·LG, 반사이익 기대감


이번 판결의 파장은 시장에 바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IT 시장인 미국 수출길이 막히면서 BOE의 성장세에 급제동이 걸렸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같은 국내 업체들은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릴 전망이다. 실제로 2025년 1분기 기준, 삼성은 애플 아이폰 OLED 패널 공급의 49%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고, LG가 2위 사업자다. 최대 경쟁사 가운데 하나인 BOE의 부재로 삼성과 LG가 애플 등 세계 최고급 제품의 공급망 주도권을 확실히 거머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기술 도둑질 경종"…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첨단 기술 분야에서 지식재산권(IP) 보호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운 중요한 사건이라고 평가한다. ITC의 강경한 결정은 세계 시장 참여 기업들에 영업비밀·특허 침해의 결과가 얼마나 엄중한지 명확히 알렸으며, 기술 혁신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촉진제 구실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이번 판결이 미국과 중국 사이의 기술·무역 갈등을 더욱 깊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빠르게 성장해온 BOE의 미국 시장 접근을 완전히 막은 이번 조치가 양국 기술 분쟁에 또 다른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BOE가 오랫동안 시장에서 제외되면서 세계 공급망과 산업구조의 변화 또한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이번 승리는 LG와 더불어 고가 OLED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세계 선두 주자의 자리를 굳히는 한편, 앞으로 기술 유출에 대한 경각심을 산업 전반에 심어주는 중대한 법적·상징적 뜻을 지닌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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