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주식 시장의 눈과 귀가 12일(현지시각)에 집중돼 있다.
이날은 미국과 중국이 협상을 지속하자며 유예한 상호관세 마감 시한이다. 협상을 이어가기 위해 시한을 연장할 가능성이 높지만 언제 돌발변수로 작용할지 알 수 없다.
아울러 12일은 지난 3월 주식 시장에 상장돼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업체 코어위브 분기 실적이 공개되는 날이다.
공모가 40달러로 출발한 코어위브는 8일 8.47달러(7.00%) 급등하며 129.55달러로 마감했다. 넉 달 조금 넘는 동안 주가가 224% 폭등했다.
코어위브 분기 실적은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테마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다.
그렇지만 투자자들이 특히 12일에 눈과 귀를 집중하는 이유는 실은 따로 있다.
바로 이날 미 노동부가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공개한다. 이틀 뒤인 14일에는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정돼있지만 시장의 관심은 12일에 발표될 7월 CPI에 쏠려 있다.
금리 인하
연방준비제도(연준) 내 역학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5월에 물러나는 제롬 파월 의장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공격하는 가운데 연준 이사 7명 가운데 트럼프가 3명을 확보하게 됐다.
파월 의장도 트럼프가 지명하기는 했지만 의장이 된 뒤 말을 듣지 않는 가운데 지난 1일 파월 의견을 강력하게 뒷받침하던 아드리아나 쿠글러 이사가 돌연 사임하고 그 자리를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인 스티븐 밀러가 맡게 된 터라 연준 내에서 트럼프의 영향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파월은 트럼프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금리를 동결한 채로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크리스토퍼 월러, 미셸 보우먼 등 지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내려야 한다며 동결에 반대표를 던졌던 이들은 목소리를 더 높이고 있다.
보우먼 이사는 9일 콜로라도주에서 열린 한 은행 컨퍼런스에서 9월부터 12월까지 올해 남은 세 차례 FOMC에서 매번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지명한 밀러가 FOMC에 합류하면 금리 인하파가 세를 불리면서 파월을 중심으로 한 동결파를 압박할 전망이다.
금리 인하는 시장이 기대하는 호재다.
스태그플레이션
투자자들은 이 때문에 12일에 발표될 7월 CPI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크게 움직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 연준 내에서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질 수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 이코노미스트들은 CPI가 크게 움직이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있다.
7월 CPI는 전월비 0.2%, 전년동월비로는 2.8% 상승한 것으로 추산된다. 6월에 비해 전월비로는 0.1%포인트 내렸지만 전년동월비로는 0.1%포인트 올랐을 것이란 예상이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해 월별 변동성을 줄인 근원 CPI는 6월보다 소폭 상승한 것으로 추산된다.
7월 근원 CPI는 전월비 0.3%, 전년동월비 3.0% 올랐을 것으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6월에 비해 각각 0.1%포인트 오른 수치다.
문제는 이보다 가파른 상승세가 나올 경우다.
이렇게 되면 1일 발표된 7월 고용동향 충격과 더해져 경제는 후퇴하고 물가는 뛰는 최악의 경제 상황인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대두할 수 있다.
미 상무부가 15일 발표하는 7월 소매매출이 이 경우 중요한 변수로 부상할 수 있다.
뉴욕 주식 시장의 나스닥 지수가 7일과 8일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는 8일 사상 최고치에 거의 도달한 터라 투자자들은 작은 악재에도 크게 휘둘릴 수 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