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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는 美서 아이폰 생산하라지만…애플, 인도서 생산 확대하며 ‘탈중국’ 가속

지난해 4월 1일(현지시각) 인도 첸나이 인근 스리페룸부두르에 위치한 폭스콘 아이폰 조립공장 앞에서 구직자들이 채용 담당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4월 1일(현지시각) 인도 첸나이 인근 스리페룸부두르에 위치한 폭스콘 아이폰 조립공장 앞에서 구직자들이 채용 담당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내 아이폰 생산을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애플의 주요 협력업체인 대만 폭스콘이 인도에서 아이폰 생산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0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 애플, 인도에 2조원 투자…아이폰 30%까지 생산 예정


폭스콘은 인도 남부 카르나타카주 데바나할리 지역에 25억 달러(약 3조4100억원)를 들여 약 300에이커 규모의 아이폰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 공장은 현재 운영 중이며 직원 기숙사 등 추가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완공되면 4만명의 근로자가 근무하게 된다. 현재는 약 8000명이 두 개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초 기준 인도가 세계 아이폰 수요의 18%를 차지했으며 공장이 완전 가동될 경우 올해 말까지 이 비중이 25~30%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애플이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인도에 공장을 이전한 결과로 풀이된다.

◇ 폭스콘 따라 협력업체도 집결…인도판 ‘공장 생태계’ 조성


폭스콘의 진출로 인근 지역에 애플을 위한 전자부품, 유리, 케이스 등 다양한 부품과 장비를 공급하는 중소기업들이 몰려들고 있다. 인도, 대만, 한국, 미국 등의 기업들이 이미 생산 거점을 세우거나 이전을 고려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인도 계약제조사인 인도-MIM이 있다. 이 업체는 항공기, 의료기기, 고급 소비재 부품 등을 제조해왔으며 현재는 폭스콘에 제공할 지그(고정장치)와 브래킷 생산에 돌입했다. 크리슈나 치부쿨라 인도-MIM 최고경영자(CEO)는 “이 지역 사람들은 일자리에 대한 욕구가 매우 크다”며 “수백만명이 공학 전공자”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인도 업체인 센텀은 폭스콘용 테스트 장비를 맞춤 제작하기 위해 협의 중이며, 이 지역에 자리잡은 제트워크는 연간 700건 이상의 지원서를 받는 등 인재 유입이 활발하다고 밝혔다.

◇ 트럼프가 원하는 제조업 르네상스, 인도는 현실로

NYT는 “폭스콘의 인도 진출 사례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서 되살리길 원하는 제조업 르네상스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재선 캠페인에서 미국 내 아이폰 생산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NYT는 “미국의 구직자 풀과 기술 인력 수준, 제조업 생태계는 여전히 인도나 중국과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지에서는 공장이 들어선 데바나할리와 인근 마을의 경제에 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기존에는 조용한 농촌 지역이었으나 현재는 외지에서 수천명이 이주해 오고 있으며 임금은 10~15% 오르고 토지를 팔려는 이들도 늘고 있다.

다만 인도 내에서 생산되는 아이폰은 여전히 핵심 부품인 반도체, 카메라 모듈 등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대해 비판적 시각도 존재하지만 인도 정부는 애플에 부품 현지 조달을 유도하기 위해 보조금을 제공하고 있으며 오는 2028년까지 애플 제품의 30%를 현지에서 조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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