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포함 주요국 수출 경로 대서양으로 바꿔, LME 재고는 2년 만에 가장 낮아

인덱스박스 플랫폼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제련 구리 수입량은 지난 4월 20만 톤을 넘어섰다. 이는 10년간 월별 수입량 가운데 가장 많다. 올해 1~4월 모두 합친 수입량은 45만5000톤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3월과 4월 수입량 가운데 칠레 회사 제품이 각각 61%와 75%를 차지했다.
◇ 세계 구리 재고 크게 줄고 값 차이 벌어져
이처럼 미국에 몰리면서 LME 창고 재고가 거의 2년 만에 가장 낮아졌다. 특히 칠레산 구리의 LME 창고 재고는 작년 말 2만 5150톤에서 지난달 말 75톤으로 거의 바닥났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통관을 마친 미국 구리 선물과 런던 시장 사이 값 차이도 크게 벌어졌다. 현재 3개월 인도분 기준 차익거래 폭이 톤당 1000달러(약 136만 원)에 이른다. LME 현물과 3개월물 사이에는 톤당 90달러(약 12만 원) 가까운 역마진이 생겼다.
◇ 한국 등 주요국 수출 길 대서양으로 돌려
평소 미국으로 구리를 수출하지 않던 호주와 벨기에, 독일, 스페인, 한국 등이 배로 실어 보내는 길을 대서양으로 돌리고 있다. 중국도 보세창고에서 다시 수출하는 물량을 포함해 약 5만 톤을 미국 시장으로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행정부가 하는 통상확장법 232조 조사도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이 조사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구리 수입에 관세를 매길 수 있는지를 따지는 것이다. 조사 기한은 270일이다. 미국이 구리를 계속 쌓아두는 동안 나머지 세계는 공급 부족에 부딪치고 있으며, LME 시간차 거래 폭도 크게 좁아졌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