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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태양광 기업들, 트럼프 관세 우회 위해 해외 생산 확대

3,521% 관세 피해 미국·중동·아프리카로 생산기지 다각화
"해외 진출하거나 게임에서 퇴출" 업계 위기감 확산
중국의 주요 태양광 및 에너지 저장 기업들이 미국의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해 해외 생산 현지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의 주요 태양광 및 에너지 저장 기업들이 미국의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해 해외 생산 현지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의 주요 태양광 및 에너지 저장 기업들이 미국의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해 해외 생산 현지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미국과 중국이 지난 5월 진행 중인 관세 전쟁에서 90일 휴전을 합의했지만,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태양광 패널에는 여전히 3,521%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보조금과 덤핑 등 불공정 무역 관행을 관세 부과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세계 최대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 중 하나인 트리나 솔라(Trina Solar)의 가오 지판(Gao Jifan) 회장은 상하이에서 열린 SNEC PV+ 태양광 발전 컨퍼런스에서 "업계에서는 해외로 나가거나 게임에서 물러나라고 말해왔다"며 "이제 관세로 인해 단순히 수출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해외 생산을 현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기업들은 무역 긴장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 기반을 점점 더 다각화하고 있다. S&P 글로벌 커머디티 인사이츠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중국 태양광 제조업체들의 해외 생산 능력(태양광 웨이퍼, 태양전지, 모듈)의 약 80%가 동남아시아에 집중되어 있다.
하지만 계획된 해외 생산 능력 확장의 거의 80%는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이 그 뒤를 잇고 있다고 S&P는 분석했다.

중국 전자 대기업 하이얼 그룹의 태양열 및 에너지 저장 사업부인 칭다오 하이얼 에너지 테크놀로지의 허 리펑(He Lipeng) 부사장은 "90일 후 관세가 인상될지 인하될지에 대한 명확한 징후가 없다"며 "관세가 200%로 인상된다면 수출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하이얼 에너지는 2016년 GE 어플라이언스 인수로 확보한 미국 공장을 이용해 태양광 발전과 에너지 저장 장비를 생산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허 부사장이 밝혔다. 현재 냉장고와 세탁기 등 내구소비재를 제조하는 이 시설의 태양광 제품 제조 전환 시기는 미정이라고 했다.

100개국 이상에서 3,000여 개 기업이 참석한 나흘간의 전시회 분위기는 침울했다. 전 세계 제조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태양광 발전 기업들은 올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격 전쟁 장기화와 어려운 지정학적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S&P 글로벌의 유 신(You Xin) 애널리스트는 동남아시아에서 계획된 물량이 급격히 감소한 것은 미국의 파괴적인 관세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이 높은 마진과 규모로 인해 가장 매력적인 시장으로 남아 있기 때문에 중국 기업들이 미국 관세가 더 낮은 다른 지역으로 생산 능력을 전환하도록 강요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동과 아프리카는 도움이 되는 정부 정책과 엄청난 수요로 인해 유리한 목적지가 되고 있다. 우드 맥켄지에 따르면, 중동의 누적 태양광 발전 용량은 2033년까지 160기가와트(GW)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야심찬 국가 목표 때문에 2023년 대비 8배 증가한 수치다.

아프리카의 태양광 발전 시장도 2033년까지 140GW의 새로운 그리드 연결 용량이 예상되며, 이 중 3분의 1이 이집트와 남아프리카에서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고 컨설팅 회사는 덧붙였다.

징코 솔라(Jinko Solar)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0GW 태양광 프로젝트를 통해 중동 용량을 확장하고 있다고 리 시안더(Li Xiande) 회장이 지난달 밝혔다. 나스닥 상장사 캐나디안 솔라의 계열사인 CSI 솔라도 중동 지역을 주시하고 있으며, 미국에서 5GW 태양광 모듈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발표했다.
세계 3위 태양광 모듈 제조업체 롱기(Longi)의 장 하이멍(Zhang Haimeng) 부사장 겸 최고 지속가능성 책임자는 "여러 국가에 생산 능력을 확립할 때 그것은 해당 지역 시장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동남아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에티오피아 어디에 있든 목표는 미국에 판매하는 것"이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중국 태양광 기업들의 이러한 전략은 미국의 고율 관세 정책이 의도와 달리 중국 기업들의 글로벌 생산망 구축을 가속하는 결과를 낳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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