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공급액, 전년보다 19% 줄었지만, 여전히 큰 규모...러시아 자회사 순이익은 5배 늘어

더 인사이더에 따르면 YG-1의 2024년 러시아 공급액은 2023년 1600만 달러(약 218억 원)보다 19% 줄었지만, 여전히 큰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 자회사인 'YG One Rus LLC'의 순이익은 2022년보다 5~6배 늘었다.
◇ 핵무기 제조업체 등 군수 기업에 바로 공급
더 인사이더가 러시아 공공 조달 기록을 살펴본 결과, YG-1의 드릴과 밀링 커터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뒤에도 러시아 국가조달시스템을 통해 여러 군수업체가 사들인 것으로 확인했다.
주요 구매업체로는 발사체 제어시스템을 개발하는 '필류긴 자동화계측기 과학생산센터', 레이더시스템 전문업체 '옥탸브르 생산협회', 핵무기 부품을 다루는 '마야크 생산협회' 등이 있다. 이 가운데 마야크는 러시아 핵산업의 첫 번째 시설로 첼랴빈스크주에 자리해 7개 공장과 10개 핵반응로를 갖고 있으며, 지금도 무기급 플루토늄의 핵심 생산업체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1947년 세워진 '일렉트로힘프리보르 콤비나트'도 YG-1 제품을 샀는데, 이 업체는 러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핵무기 제조업체 가운데 하나로 1951년부터 원자폭탄을 만들어왔다.
이 밖에도 토폴-M 대륙간탄도미사일 제어시스템을 만드는 '필류긴 과학생산센터', 우주선 엔진을 생산하는 'OKB 파켈', 어뢰와 기뢰를 제조하는 '해상수중무기-하이드로프리보르' 등도 YG-1 제품을 구매했다.
◇ 독일·일본 업체 빈자리 메우며 사업 키워
YG-1은 전 세계 5대 금속을 깎는 공구 제조업체 가운데 하나로, 여러 한국 기업이 우크라이나 침공 뒤 러시아 시장에서 완전히 물러난 것과 달리 러시아 사업을 확대했다. 독일과 일본 제조업체들이 떠난 고정밀 공구 틈새시장을 차지하면서 사업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
더 인사이더의 지난해 보도에 따르면 YG One Rus의 매출은 2022년 6억2680만 루블(약 109억 원)에서 2023년 13억6500만 루블(약 237억 원)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3970만 루블(약 6억9000만 원)에서 2억3510만 루블(약 40억9000만 원)으로 거의 6배 늘었다.
YG One Rus는 2024년 모회사에서 1300만 달러(약 177억 원) 규모의 제품을 들여왔으며, 러시아 안 매출은 약 20억 루블(약 348억 원)에 이르렀다. 제품은 한국 본사뿐 아니라 독일의 '툴 에일러트 GmbH & Co. KG', 'AVHD 산업 공급 무역 기관' 안드레아스 루디('Werkzeug-Eylert GmbH & Co. KG', 'AVHD Industriebedarf Handelsagentur Andreas Rudi')를 통해서도 들어왔다.
YG-1은 러시아에서 수입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생산도 하고 있다. 2018년 스베르들롭스크주 베르흐냐야 살다에 '미니컷' 공장을 세워 티타늄과 고강도 강철을 깎는 공구를 만들고 있다. 이런 공구들은 항공우주산업에 꼭 필요한 것들이다.
YG-1 한국 본사는 더 인사이더의 질문에 "회사는 모든 산업 부문에서 쓰이는 범용 공구만 만들며 무기 제조업체와 거래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러시아 지사의 이익 증가는 러시아 경제 전반이 커진 것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더 인사이더는 YG-1 러시아 사업이 커진 폭이 러시아의 전체 경제성장률을 크게 웃돌며, 오히려 러시아의 군사비 지출이 늘어난 폭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