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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올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 2.3%로 하향...2008년 이후 최저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2일 미국 워싱턴DC의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차트를 들고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옆에서 관세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2일 미국 워싱턴DC의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차트를 들고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옆에서 관세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세계은행(WB)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무역 긴장과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해 2020년대 세계 경제가 1960년대 이후 최악의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경고했다.
10일(현지 시각) 블룸버그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이날 발표한 반기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2.7%에서 0.4%포인트 낮춘 2.3%로 조정했다. 이러한 성장률 전망치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의 충격으로 인한 2009년과 2020년의 글로벌 경기 침체를 제외하면 2008년 이후 17년 만에 가장 약한 성장세다.

은행은 또한 현재 전망치에 근거해 2020년대 들어 2027년까지 세계 경제성장률이 평균 2.5%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는 1960년대 이후 가장 부진한 10년 주기 성장률 수치라고 강조했다.

세계은행은 보고서에서 높은 관세와 불확실성 확대가 거의 모든 국가의 경제에 ‘중대한 역풍’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세계은행의 인더미트 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 서문에서 “오늘날 세계 경제는 다시 한번 난기류에 부딪히고 있다”면서 “신속한 경로 수정이 없다면 생활 수준에 대한 피해가 심각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극심한 빈곤을 줄이고 번영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됐던 많은 정책적 확실성이 무역을 둘러싼 국제적 불화로 뒤엎어졌다”고 언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의 실효 관세율을 3% 미만에서 거의 10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10%대 중반으로 인상하는 일련의 관세 인상으로 세계 무역을 뒤엎었고, 중국과 다른 국가들의 보복을 촉발했다.

세계은행은 또한 전 세계 무역 성장률이 올해 1.8%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4년의 3.4%에서 크게 낮아진 수치이며, 2000년대 평균치인 5.9%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이번 전망은 5월 말 기준으로 시행 중인 관세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대다수 국가에서 미국이 부과한 10% 수입 관세가 포함된다. 다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발표 후 7월 9일까지 협상을 위해 연기한 추가 관세는 포함되지 않았다.

세계은행은 올해 전 세계 물가 상승률이 2.9%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여전히 웃도는 수치라고 밝혔다. 또 이러한 고물가가 관세 인상과 타이트한 노동시장 상황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한 위험이 명백히 하방으로 기울어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시행 중인 10% 미국 관세에 추가로 평균 10%포인트의 관세가 더해지고, 이에 다른 국가들이 대응할 경우 2025년 경제성장률 전망은 추가로 0.5%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

보고서는 이 같은 무역 장벽의 확산이 "올해 하반기 세계 무역을 사실상 마비시키고 전반적인 신뢰 붕괴, 불확실성 급증, 금융시장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은 10% 미만으로 낮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은행은 이번 보고서에서 선진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2%로 0.5%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1월보다 0.9%포인트 낮은 1.4%로 대폭 하향 조정됐다. 내년 성장률 전망 역시 0.4%포인트 낮아진 1.6%로 조정됐다.

보고서는 무역 장벽 확대, 역대급 불확실성, 금융시장 변동성 급증 등이 민간 소비, 무역, 투자 등에 부담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은행은 유로존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보다 0.3%포인트 낮춘 0.7%로 조정했다. 일본의 성장률 역시 0.5%포인트 하향 조정한 0.7%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신흥국·개발도상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1월 발표된 4.1%에서 3.8%로 하향 조정됐다. 보고서는 특히 빈곤국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은행은 2027년까지 개발도상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6% 낮을 것으로 예상하며,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은 2020년대 동안 입은 경제적 손실을 회복하는 데 최대 20년이 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1월과 동일한 4.5%로 유지됐다. 세계은행은 중국 정부가 여전히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통화정책 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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