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L·비야디·LG에너지솔루션·파나소닉 '빅4'가 지출의 3분의 2 차지

아다마스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에서 새로 판매된 전기차 배터리팩에는 총 30억1000만 달러(약 4조1200억원) 상당의 배터리 금속이 들어갔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1.3% 늘어난 수치다. 배치된 흑연·리튬·니켈·코발트·망간 등 핵심 소재는 42만8200톤으로 전년 동기보다 27% 급증했다.
중국·한국·일본에 본사를 둔 아시아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원자재 지출의 94%를 차지하며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 전 세계 60개가 넘는 셀 공급업체와 배터리 제조업체 가운데 아시아 기업들이 사실상 시장 전체를 장악한 것이다. 전기차 배터리 산업은 특히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분야로, CATL(Contemporary Amperex Technology), LG에너지솔루션(LGES), BYD, 파나소닉 등 상위 4개 기업이 전체 배터리 금속 구매 비용의 3분의 2를 독점하고 있다.
◇ 중국 기업 독주, CATL이 최대 점유율 기록
중국 CATL이 가장 큰 점유율을 기록했고, 이어 중국 BYD, 한국 LG에너지솔루션, 일본 파나소닉 순으로 나타났다.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들은 전 세계 총 소비량의 절반이 넘는 금액을 지출하고 있다.
북미 최대 지출 업체인 얼티엄 셀즈(Ultium Cells)는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회사다. 엄밀히 말하면 이 배터리 제조업체의 지출 가운데 일부가 아시아에도 반영될 수 있어 아시아 업체의 지배력이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들은 인산철리튬(LFP) 기술을 앞세워 비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중국에서 LFP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 3년간 50%를 넘어섰고, 최고의 전기차 제조업체인 BYD는 이미 오래전에 LFP 라인업으로 전환했다. 이로 인해 중국 업체들은 더 비싼 니켈과 코발트에 대한 지출을 줄임으로써 니켈코발트망간(NCM)에 의존하는 경쟁업체보다 지출이 적다. 이는 공급된 배터리 용량을 결합하면 시장에 대한 통제력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 파나소닉의 경우 달러 기준 9%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해 배치된 총 배터리 용량(아다마스에 따르면 1분기 6%) 대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니켈 금속 수소화물이 선택되는 셀이고 LFP가 진출하지 않은 기존 하이브리드에서 끝나는 셀의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일본의 또 다른 전기차 배터리 업체인 AESC도 중국의 엔비전(Envision) 그룹이 대주주로 있어 실질적으로는 중국 자본의 영향 아래 있다.
◇ 배터리 금속별 시장 현황, 리튬 감소에도 니켈 증가
특히 흑연과 망간의 증가율이 눈에 띈다. 흑연은 1억3700만 달러(약 1800억원) 규모에 전년 동기보다 27.9% 급증했고, 망간은 4100만 달러(약 561억원)로 36.3% 늘었다.
원자재에 대한 수요가 계속 급증함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 금속의 정체된 비용은 셀 공급업체와 배터리 제조업체에 좋은 소식이다. 첫 3개월 동안 배치된 흑연·리튬·니켈·코발트·망간은 전년 동기보다 27% 늘어난 428.2킬로톤(kt)을 기록했다.
CATL은 이미 확고한 시장 지위에도 불구하고 홍콩 증시 상장을 시작으로 공격적인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2011년에야 설립된 푸젠성 기반 회사의 중국 외 진출은 LFP 양극 화학물질의 채택과 마찬가지로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CATL은 이미 독일 튀링겐에 위치한 중국 외 최대 규모의 공장을 통해 서구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헝가리 데브레첸에 건설 중인 연간 150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100GWh 규모의 대규모 공장이 올해 말에 완공될 예정이며, 스페인 사라고사에 50GWh 규모의 공장 건설 계획이 훨씬 앞당겨진 상태다. 세 가지 모두 LFP 셀을 제조한다.
기존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자립화 시도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세계 2위의 자동차 제조업체인 폭스바겐의 파워코(PowerCo)는 계획된 배터리 공장을 아직 생산에 투입하지 않았으며, 그 가운데 가장 큰 공장은 캐나다 온타리오에 있다. CATL의 LFP 기술을 사용하는 포드의 블루오벌 시설은 내년에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지만, 워싱턴과 베이징 간의 무역 긴장을 감안할 때 중국 대기업의 참여는 더욱 줄어들 수 있다.
테슬라가 자체 배터리 생산을 위해 건설한 텍사스 오스틴 공장은 올해 1분기 테슬라가 판매한 전기차에 들어간 배터리 원료(리튬·니켈·코발트 등)의 15%만 공급했다. 나머지 85%는 여전히 CATL 등 외부 업체에 의존하고 있어 테슬라의 배터리 자립화 계획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테슬라는 전 세계에서 CATL의 제1 고객이다. 스텔란티스(Stellantis)와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가 일부 소유하고 있는 프랑스의 ACC는 명예로운 언급을 받을 만하지만, 유럽의 배터리 희망인 노스볼트(Northvolt)의 80억 달러(약 10조9000억원) 규모의 파산은 여전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산업에서 규모의 경제와 제도적 지식의 이점을 보여준다. 더욱이 중국이 광산에서 배터리 완제품에 이르는 전체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는 것은 중국의 지속적인 지배력을 뒷받침하는 토대가 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