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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맥도날드, 음료 특화 매장 ‘코스믹스’ 전면 철수…프리미엄 음료시장 전략 수정 신호

지난 2023년 12월 7일(현지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볼링브룩에서 비공개로 문을 연 맥도날드의 음료 특화 드라이브스루 매장 ‘코스믹스’에서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3년 12월 7일(현지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볼링브룩에서 비공개로 문을 연 맥도날드의 음료 특화 드라이브스루 매장 ‘코스믹스’에서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최대 패스트푸드업체 맥도날드가 지난해부터 시범 운영해온 음료 특화 매장 ‘코스믹스’를 전면 폐쇄하기로 했다. 다만 이 매장에서 판매했던 일부 실험적 음료는 미국 내 본사 직영 매장을 중심으로 시험 판매될 예정이다.
24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와 일리노이주 시카고 인근 등에 시범 매장 8곳을 열고 지난해 말부터 운영해왔던 코스믹스를 다음달부터 순차적으로 폐쇄한다고 밝혔다. 코스믹스 전용 앱 역시 함께 중단된다.

맥도날드는 전날 낸 성명에서 “코스믹스는 급성장 중인 음료 시장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한 실험이었다”며 “이 매장을 통해 실험한 일부 음료를 수백 개의 맥도날드 매장에서 시험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스믹스는 햄버거 없이 커스터마이징 음료와 간식류 중심의 신개념 매장으로 오후 시간대 매출 부진을 만회하고 스타벅스·더치브로스 등과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획됐다. 주요 메뉴로는 매차 아이스라떼, 강황 스파이스 라떼, 선인장 열매 맛 슬러시, 체리맛 에너지 드링크 등이 있었다.
맥도날드는 지난 2023년 말 코스믹스 출범 당시 크리스 켐프친스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를 통해 “이 시장은 연간 1000억 달러(약 135조원) 규모로 다른 외식 시장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우리가 승기를 잡을 수 있는 영역”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맥도날드는 이번 철수 결정의 배경에 대해 “코스믹스에서 제공한 음료가 기존 매장 운영 체계에 통합하기에는 복잡성이 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코스믹스는 다양한 신맛·단맛 베이스에 토핑을 얹는 등 기존 매장과는 완전히 다른 조리·제조 시스템을 갖췄으며 드라이브스루 운영 방식 역시 주문 복잡도에 따라 차량 흐름을 제어하는 기술이 도입됐다.

맥도날드는 지난 3월 사내에 음료 전담 개발팀을 출범시키겠다고 발표하며 코스믹스를 단순한 매장 사업이 아닌 ‘실험적 메뉴 개발 R&D 허브’로 기능시켰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레스토랑 컨설턴트 존 고든은 “맥도날드는 전통적으로 음료 분야에서 스타벅스 등 경쟁사에 비해 소극적이었다”며 “이번 실험은 고마진 음료 시장에 진입하려는 전략적 시도였지만 운영 효율성에서 한계를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이번 결정은 글로벌 외식업계가 프리미엄 음료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대형 체인점이 과연 이 시장에서 얼마나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맥도날드의 이번 철수는 새로운 시도의 실패라기보다는 실험의 성과를 본체에 통합하며 방향을 조정하는 형태로 해석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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