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일본 자동차업계, 미·중 무역 휴전에도 '생존 모드' 돌입

미국 관세 악몽에 주가 급락, 올해 대규모 수익 감소 예상
토요타·혼다 등 현지 생산 확대로 타격 최소화 노력 박차
일본이 미국과 무역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일본 자동차 회사들의 앞날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이 미국과 무역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일본 자동차 회사들의 앞날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과 중국이 무역 전쟁에서 90일간의 휴전을 선언했지만, 토요타와 혼다 등 일본 자동차 대기업들은 미국 관세의 영향으로 올해 수익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하며 '생존 모드'에 돌입했다고 19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일본 수출 경제의 중추 역할을 하는 자동차 산업은 엔화 강세와 함께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준수하지 않고 미국으로 수출되는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추가 25% 관세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이 지난주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45%에서 30%로 인하하고, 영국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10%로 낮추는 제한적 무역 협정에 합의했음에도 일본 자동차업계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애널리스트들은 일본 자동차 회사들이 미국 시장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비판으로 인해 관세 협상에 대한 희망이 거의 없다고 분석한다. 트럼프는 미국 자동차가 일본에서 잘 팔리지 않는 반면, 일본 자동차는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비판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자동차 주식들은 현재 대부분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QUICK 데이터에 따르면, 토요타가 장부가의 0.96배로 평가된 가운데, 스바루(0.7), 미쓰비시 자동차(0.6), 혼다(0.5), 마쓰다(0.3), 닛산(0.25) 순으로 저평가되고 있다.

트럼프 재선 이후 마쓰다의 주가는 19% 하락했고, 닛산은 11%, 미쓰비시는 7% 하락했으며, 토요타와 혼다도 각각 2%와 1% 하락했다.

시티그룹 글로벌 마켓 재팬의 료타 사카가미 전략가는 "자동차에 대한 25%의 관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일본에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자동차를 필두로 한 주당순이익 추정치 악화는 일본 주식 시장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적 시즌에서 일본 자동차 회사들은 2026년 3월로 끝나는 회계연도에 대해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다. 마사히로 모로 마쓰다 사장은 "우리는 생존 모드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하며 올해 가이던스를 철회했다. 그는 4월 한 달만 관세로 인해 90억~100억 엔(6200만~6900만 달러)의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혼다는 올해 순이익이 7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고, 토요타는 35% 감소를 전망했다. 스바루는 관세가 영업이익을 최대 3600억 엔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닛산은 17개 공장 중 7개를 폐쇄할 계획을 밝혔다.

일본 자동차업체의 미국 시장 의존도는 회사별로 차이가 있다. 제퍼리스의 슈리칸트 케일 전략가에 따르면, 미국은 스바루 전 세계 판매량의 약 73%를 차지하고 있으며, 마쓰다(48%)와 미쓰비시(25%)가 그 뒤를 잇고 있다. 그러나 미국 내 생산 비중은 스바루가 약 30%, 마쓰다가 18%에 불과하며, 미쓰비시는 미국 내 생산 시설이 없어 관세 영향에 더 취약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미국 내 생산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스바루는 미국 생산 확대를 위해 400억 엔을 투자하고 있으며, 미쓰비시는 닛산의 미국 공장을 활용한 생산을 검토 중이다. 혼다는 지난 3월 차세대 시빅 하이브리드를 미국 인디애나 주에서 생산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스트스프링 인베스트먼트의 제임스 잉은 "관세가 판매량과 물량에 미치는 실제 영향은 향후 몇 분기 동안 반영될 것"이라며, 현재의 저평가된 밸류에이션이 잠재적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그러나 미쓰비시 UFJ 모건 스탠리 증권의 오니시 코우헤이는 "각 회사마다 전망치가 다르며, 이는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자동차 부문의 수익 약세가 재료, 전자 및 기계 부문으로까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