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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출 통제에 텅스텐 가격 12년 만에 최고치...유럽 현물가 400달러/mtu 돌파

중국이 세계 생산량 84% 차지, 중국산 수출 규제 강화로 유럽 가격 18% 급등
항공우주·반도체·국방 산업 원료 확보 어려움 커져
근로자들이 중국 광시 좡족 자치구 중산의 텅스텐 광산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근로자들이 중국 광시 좡족 자치구 중산의 텅스텐 광산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이 핵심 광물 수출을 제한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텅스텐 가격이 2013년 이후 1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올랐다. 이에 항공우주, 반도체, 국방 등 첨단 산업에 꼭 필요한 텅스텐 값이 크게 오르면서 세계 원료 수급에 어려움이 커졌다.
지난 15(현지시각) 마이닝 보도에 따르면, 유럽 현물 시장에서 텅스텐 금속을 만드는 주요 중간 원료인 파라텅스텐산 암모늄(APT) 값은 1단위(mtu)400달러(55만 원)로 올랐다. 이는 2월보다 18% 오른 수치다.

이처럼 가격이 오른 것은 중국이 올해 초 미국의 관세 정책에 대한 보복으로 텅스텐, 텔루르, 몰리브덴, 비스무트, 인듐 등 전략 광물 5종의 수출을 줄이고 할당량을 깎았기 때문이다.

미국지질조사국(USGS) 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2024년 기준 전 세계 텅스텐 생산량 81000톤 중 67000(84%)을 점유하고 있다. 베트남이 3400(4%), 러시아가 2000(2.5%), 북한이 1700(2%)을 각각 생산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의 수출 제한으로 원료 확보 어려움이 커졌다고 지적한다. "중국의 수출 금지 발표 이후 폐기물 공급에 너무 많이 의존했지만, 지금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으며 새 텅스텐 원료를 구하지 못할까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가디언 메탈 리소스의 올리버 프리젠 최고경영자는 말했다.

"광물 쿼터 6.5% 삭감"... 중국, 2024년 채굴량 58000톤으로 제한


중국 천연자원부는 지난달 20241차 텅스텐 광석 채굴 총량을 58000톤으로 설정하며 전년 대비 6.5% 감축했다. 이는 2021년 발표한 '중국텅스텐공업발전계획(2021-2025)'에서 제시한 연간 13만 톤 한도를 크게 하회하는 수치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의 생산 통제가 광석 품위 저하와 환경 규제 강화에 따른 필연적 조치라고 분석한다. 중국텅스텐산업협회 관계자는 "고품위 광석 매장량 감소로 채굴 원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공급 여력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2019145000톤이었던 중국 내 텅스텐 정광 생산량은 2023123000톤으로 1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방위·반도체 업계 직격탄..."미군, 2027년까지 ·러산 텅스텐 구매 중단"

텅스텐은 모든 원소 중 녹는점이 가장 높은 금속으로, 단단하고 밀도가 높으며 전기와 열을 잘 전달한다. 극한 환경에서의 내구성이 뛰어나 항공기 엔진 부품부터 반도체 제조용 도가니, 장갑 관통 탄약까지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 예전에 백열전구에 쓰이던 이 금속은 지금은 첨단 산업에 꼭 필요한 원료이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군수물자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미국은 2015년 상업적 텅스텐 채굴을 멈춘 뒤 수입에 크게 기대고 있어 위험이 크다. 2027년까지 미군은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캐내거나 가공한 텅스텐 구매를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위기 속에서 글로벌 기업들의 공급망 다변화 움직임이 활발하다. 캐나다 광업사 알몬티는 한국 상동광산 재가동을 통해 2025년부터 연간 2500톤 규모의 정광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최근 미국 국방용 텅스텐 산화물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 회사는 스페인, 포르투갈, 한국에서 텅스텐 광산을 운영 중이다. 알몬티인더스트리즈 루이스 블랙 회장은 "·EU·한국 방위 수요 충당에는 문제없지만, 민간 시장까지 감당하기엔 생산량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금속 거래업체에서는 "사람들이 다른 공급처를 찾고 있지만, 이 금속은 원래 드물어서 쉽게 찾기 어렵다"고 말한다.

미국의 가디언메탈도 네바다주 템피유트 광산 인수를 통해 자국 내 생산 기반을 확보 중이다.

"스크랩 재고 고갈"...2차 재료 의존도 한계 드러나


중국의 수출 규제 이후 서방 국가들은 재활용 텅스텐에 의존해 왔으나 한계에 부딪혔다. 가디언메탈 올리버 프리젠 CEO"스크랩 재고가 바닥나면서 1차 생산량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장 분석가들은 이번 가격 상승이 단순한 공급 충격을 넘어 산업 구조적 문제를 반영한다고 지적한다. ANZ은행 자원분석관은 "청정에너지 전환으로 풍력터빈·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며 장기적 수급 불균형이 고착화될 위험"이라고 말했다.

이 매체는 이번 사태가 희소광물 확보 전쟁이 본격화됐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고 말한다. 텅스텐은 작은 시장이지만 이에 기대는 산업은 빠르게 커지고 있어 모든 나라의 핵심 광물 목록에 포함되고 있으며, 이제 각국 정부가 자원 안보 강화를 위해 해외 광산 개발 지원을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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