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척 추가…총 230척 넘어
평화협정 압박 및 해저 기반 시설 보호 목적
평화협정 압박 및 해저 기반 시설 보호 목적

영국 정부는 키어 스타머(Keir Starmer) 총리가 이날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합동원정군(JEF: Joint Expeditionary Force) 안보 동맹국 지도자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공식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번 제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자금줄을 차단하고 압박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제재 대상 유조선들은 2024년 들어서만 240억 달러(약 33조6000억 원)에 이르는 러시아산 석유와 석유제품을 운송한 것으로 파악된다. 영국 정부는 또한 일부 선박이 발트해 등에서 해저 케이블 등 중요 기반 시설을 손상시키는 데에도 연루됐다고 덧붙였다.
스타머 총리실은 이번 제재가 영국 역사상 단일 제재 패키지로는 가장 큰 규모라고 강조했다. 영국은 이미 133척의 유조선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으며, 이번 추가 제재로 제재 대상 유조선이 230척을 넘어선다.
◇ '다크 플릿'이란 무엇인가
'다크 플릿(Dark Fleet)'이란 일반적으로 15년 이상 지난 노후 선박으로, 소유 구조가 불투명하거나 익명으로 운영되며, 주로 국제 제재 대상 원유 운송에만 투입되는 유조선을 의미한다. 이는 미국 국무부가 2020년 발표한 '기만적 해운 관행'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는 선박들을 포함한다. 러시아는 국제 제재를 피하고자 이른바 '다크 플릿'을 대규모로 운용해왔다.
◇ JEF 회의서 공식 발표...총리 직접 강조
합동원정군(JEF)은 영국이 주도하며 덴마크, 네덜란드, 핀란드, 스웨덴을 포함한 북유럽 10개국이 참여하는 안보 협력체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군사 동맹을 보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번 JEF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는 우크라이나 지원과 해양 안보다.
스타머 총리는 제재 발표에 앞서 "러시아에 대한 압력을 높이고 우크라이나에서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달성하기 위한 우리의 모든 발걸음은 영국 안보와 번영을 향한 또 다른 발걸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어둠의 선단' 운영을 파괴하고, 그의 전쟁 기계에 석유 수입이 들어가는 것을 막으며, 우리가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의존하는 해저 기반 시설을 보호하고자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재 대상 선박은 영국 항구 입항 금지, 억류 등 추가 제재 위험을 안게 된다. 영국 정부는 "푸틴의 전쟁 기계에 오일 수익이 흘러 들어가는 것을 차단하고, 유럽의 해저 기반 시설을 보호하는 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영국 정부는 지난 3월 튀르키예의 액티브 쉬핑 앤 매니지먼트(Active Shipping & Management)를 러시아 제재 대상 목록에서 1년여 만에 제외한 바 있다. 이스탄불에 본사를 둔 액티브 사는 튀르키예 산업가 메흐메트 알리 움루(Mehmet Ali Umur)가 소유한 회사로, 러시아에 이익이나 지원을 제공한 혐의로 2024년 2월 영국 정부 제재 대상에 지정됐다. 제재 대상 지정 당시 이 회사는 유조선 13척을 포함해 총 17척의 선박을 관리하고 있었으며, 이 중 일부 선박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항만에 입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재무부는 이 회사가 제재 목록에서 삭제되어 더 이상 자산 동결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으나, 제재가 해제된 구체적인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미국도 2025년 1월, 러시아 및 '다크 플릿' 선박 183척을 제재한 바 있으며, 이번 영국의 조치는 유럽에서 최대 규모다. 영국의 이번 조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속적으로 강화되는 국제 대러 제재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러시아의 원유 수출 차단과 유럽 안보 강화에 중요한 뜻을 지닌다. JEF 회원국들과의 협력을 통해 해양 안보와 우크라이나 지원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