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무장 충돌 확대... 인도 드론 다수 격추돼, 파키스탄 민간인 1명 사망
핵보유국 간 전면전 우려 커져... 국경지역 주민 수천 명 대피
핵보유국 간 전면전 우려 커져... 국경지역 주민 수천 명 대피

이번 드론 공격은 인도가 전날 파키스탄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해 민간인 31명이 사망한 지 불과 하루 만에 이루어져 양국 간 무력 충돌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파키스탄 육군 대변인 아흐마드 샤리프 중장은 인도가 밤새 이스라엘제 하롭 드론 여러 대를 발사했으며, 파키스탄군이 이 중 25대를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신드 주에서는 격추된 드론의 파편이 떨어져 민간인 한 명이 사망하고 다른 한 명이 부상을 입었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국영 텔레비전을 통해 "드론 한 대가 라호르 시 근처의 군사 기지를 손상시키고 군인 4명에게 부상을 입혔으며, 다른 드론은 수도 인근 라왈핀디 주둔지 도시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군대가 지금도 드론들을 무력화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도 국방부는 첫 드론 공격이 있은 지 몇 시간 후 성명을 통해 파키스탄의 여러 지역에서 방공 시스템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밝혔지만, 드론을 사용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라호르 지역 경찰 관계자 모하마드 리즈완은 인도 국경에서 약 25km 떨어진 주거 지역의 비행장인 월튼 공항 근처에서 드론이 격추됐다고 설명했다. 현지 언론은 라호르가 수도인 펀자브 주의 다른 도시에서도 드론 2대가 추가로 격추됐으며, 펀자브의 차크왈 지역에서는 드론 한 대가 농경지에 추락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공격에 사용된 하롭 드론은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군사 균형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가 보유한 여러 드론 중 하나다. 이스라엘 IAI가 생산한 하롭은 드론과 미사일의 기능을 결합해 장거리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무기체계로 알려져 있다.
양국 간 긴장이 급속도로 고조되는 가운데, 인도는 카슈미르에 있는 양국의 고도로 군사화된 국경 근처 마을에서 수천 명의 주민을 대피시켰다. 수만 명의 사람들이 밤새 대피소에서 머물렀다고 현지 공무원들과 주민들이 전했다. 파키스탄이 통치하는 카슈미르 지역에서도 약 2,000명의 마을 주민들이 고향을 떠나 피난을 갔다.
국경 지역 주민 모하마드 이프티카르는 "아이들과 아내의 안전을 위해 속수무책으로 집을 떠나고 있다"며 불안한 심정을 토로했다.
양국 간 충돌로 인해 항공 운항도 크게 차질을 빚고 있다. 여러 항공사의 여행 주의보에 따르면 인도 북부와 서부 지역에 걸쳐 20개 이상의 공항에서 항공편이 중단됐다. 파키스탄은 이슬라마바드, 카라치, 라호르, 시알코트 등 4개 주요 공항에서 운항을 중단했다고 민간항공국이 밝혔다.
이번 충돌은 지난달 인도가 통제하는 카슈미르에서 무장 괴한들이 대부분 인도 힌두교 관광객인 26명을 살해한 사건 이후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된 결과다. 인도는 이 공격의 배후로 파키스탄을 지목하고 있으나, 이슬라마바드는 이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파키스탄 관리들에 따르면, 7일 인도의 미사일 공습으로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 31명이 사망했다. 이어진 총격전으로 국경 양쪽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사망했는데, 이는 양국이 전쟁 직전까지 갔던 2019년 이후 최악의 충돌로 평가된다.
인도 외무부는 전날 국경 지역 총격전에서 민간인 13명이 사망하고 59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인도군은 인도 군인 한 명도 포격으로 사망했다고 확인했다. 파키스탄 측은 지난 하루 동안 고도로 군사화된 국경 근처에서 총격전으로 6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오랜 갈등과 상호 불신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특히 히말라야 카슈미르 지역에 대한 영유권 문제가 핵심 갈등 요인이다. 양국은 카슈미르를 둘러싸고 이미 두 차례 전쟁을 치렀으며, 현재 카슈미르는 양국이 분할 통치하고 있지만 두 나라 모두 전체 지역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가 인도 공습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면서 핵무기를 보유한 두 라이벌 국가가 또 다른 전면전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 사회는 양국에 자제를 촉구하며 긴장 완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현지 상황은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