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추가적인 데이터를 기다리는 비용은 낮다"며 "우리는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기다리다'는 표현을 22차례나 사용하며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강조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1년간 기준금리를 1.75%포인트 인하해 2.25%까지 낮췄으며 영국은행(BOE)도 기준금리를 4.5%에서 3차례 인하했다. 반면 연준은 지난해 하반기 1%포인트 인하 이후 올해 들어 4.3%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 차이는 미국의 관세 정책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ECB의 금리 인하를 거론하며 연준의 대응을 촉구했지만 연준은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을 우려해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파월 의장은 "2019년과는 상황이 다르다"며 "지금은 선제적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연준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무역전쟁에 대응해 금리를 세 차례 인하한 바 있다.
한편, JP모건은 연준이 오는 9월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골드만삭스는 오는 7월부터 세 차례 인하를 전망하고 있다. 이들은 미국의 관세 정책이 중국의 수출을 유럽으로 돌려 유럽의 핵심 인플레이션을 0.5%포인트 낮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2.3% 상승했으며 유로존의 4월 CPI는 2.2% 상승했다. 연준과 ECB 모두 2%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과 유럽의 통화정책이 엇갈리는 가운데 연준은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로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