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자동차 관세를 유예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 주가 급등으로 이어졌다.
테슬라는 약보합 마감했다.
자동차 업체들 돕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을 만난 뒤 기자회견 도중 “자동차 업체들 일부를 돕는” 방법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들의 자동차 관세에 관한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트럼프는 자동차 업체들이 생산 설비를 미국으로 옮기려면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면서 “일부 자동차 업체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 업체들이 “캐나다, 멕시코, 그 외 지역에서 생산된 부품으로 자동차를 만들고 있다”면서 “이 부품을 이곳(미국)에서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부품 공장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해 자동차 관세를 유예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덕분에 이날 제너럴모터스(GM)가 3% 넘게 뛰었고, 포드와 스텔란티스는 각각 4%, 5.8% 급등했다.
리비안도 4.9% 뛰었고, 도요타와 혼다 등 일본 자동차 업체들도 2% 가까이 올랐다.
트럼프는 지난 3일부터 수입 자동차에 25% 관세를 물리고 있다.
트럼프가 9일 대부분 나라에 대한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하기로 했고, 11일에는 전자제품 관세도 유예했지만 자동차 관세는 요지부동이다.
자동차 부품에 물리게 될 25% 관세는 다음달 3일 이전에 발효된다.
테슬라의 역설
GM은 미국에서 판매하는 자동차의 약 절반인 55%를 미국에서 조립한다.
나머지는 주로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수입한다.
일본 도요타와 독일 BMW는 각각 약 50%를 수입하고 나머지는 미국에서 조립한다.
한국 현대차와 기아차는 미국 생산 비중이 약 35%이고 나머지는 주로 한국에서 수입한다.
폭스바겐은 미 생산 비중이 20%에 불과하다.
반면 테슬라는 미국에서 판매하는 전기차는 거의 대부분 미국에서 생산한다.
테슬라 자동차 관세 유예 혜택이 상대적으로 가장 작아지게 됐다.
판도라의 상자
트럼프가 자동차 관세 유예를 시사하기는 했지만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사다.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 에디슨 유는 사실상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고 경고했다.
그는 관세가 지속되고 부품 관세까지 시행되면 포드와 GM은 관세 충격으로 인해 연간 순익이 40억~70억 달러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드는 지난 1년 영업이익이 100억 달러를 간신히 넘긴 상태라 순익이 거의 남지 않게 된다.
GM은 이보다는 많이 벌었다. 150억 달러 가까운 영업이익을 냈다.
유 애널리스트는 상황이 실제로 크게 좋아지기 어렵다고 비관하고 있다.
그는 자동차 관세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자동차 산업이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신산업 정책을 대표하는 핵심 산업이기 때문에 관세 압박을 통해 이 공급망을 미국으로 이전하려는 노력을 트럼프 행정부가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는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이제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포드 목표주가를 9달러에서 7달러로, GM 목표주가는 58달러에서 43달러로 대폭 낮췄다.
추천의견도 포드와 GM 모두 보유(중립)였다. GM 추천의견은 이날 매수에서 보유로 강등됐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