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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관세 회피 위해 인도산 아이폰 공급 확대 추진

중국 관세에 25년 만에 최악의 주가 하락...생산기지 다변화 모색
인도 생산량 늘려 미국 수출...현지 시장 공급 물량 전환 시 미국 수요 절반 충족 가능
인도 남부 도시 벵갈루루 인근 나르사푸라에 있는 애플의 대만 계약 제조업체인 위스트론.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애플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압박을 피하기 위해 인도에서 생산한 아이폰의 미국 시장 공급을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인도 남부 도시 벵갈루루 인근 나르사푸라에 있는 애플의 대만 계약 제조업체인 위스트론.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애플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압박을 피하기 위해 인도에서 생산한 아이폰의 미국 시장 공급을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로이터
애플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로 인해 최근 25년 만에 최악의 3일간 주가 하락을 겪었다. 이에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도에서 생산한 아이폰의 미국 공급을 늘릴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 7(현지시각)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면제를 추진하는 동안의 단기적인 대응책이다. 애플의 팀 쿡 CEO는 이미 트럼프 행정부 초기에도 관세 면제를 받은 경험이 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이 불확실하다고 판단하여 중국 중심의 기존 공급망에 대한 장기 투자를 당장 변경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관세 패키지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최소 54%로 인상하고, 인도산 제품에는 26%의 관세를 부과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미국의 관세 계획 발표 이후 중국이 발표한 보복 관세를 철회하지 않으면 중국에 대한 관세를 추가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아이폰은 애플 전체 매출의 약 50%를 차지하는 핵심 제품이다. 제조 과정에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애플은 관세 부과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야기했고, 이는 주가 19% 하락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는 약 25년 만에 가장 큰 폭의 3일 연속 하락이다.

◇ 인도 생산 확대, 미국 시장 수요 대응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분석가 왬시 모한은 관세 발표 이전에도 애플이 올해 인도에서 약 2500만 대의 아이폰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밝혔다. 이 중 통상적으로 약 1000만 대가 인도 현지 시장에 공급될 예정이었다. 만약 애플이 인도 생산 아이폰 전부를 미국으로 전환한다면, 올해 미국 내 아이폰 수요의 약 50%를 충족할 수 있다고 그는 분석했다. 애플은 이미 수년 전부터 인도 내 아이폰 생산량 증대를 위해 노력해 왔다.

IT 분석기관 테크인사이트에 따르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는 현재 1100달러(161만 원)에 판매되는 아이폰 16 프로의 하드웨어 원가를 약 300달러(44만 원) 상승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현재 아이폰 16 프로의 하드웨어 원가는 550달러(80만 원) 수준이다. 따라서 애플은 관세율이 절반 수준인 인도에서 아이폰을 수입하는 방식으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제조업 부흥을 강조하고 있지만, 전문가들과 공급업체들은 아이폰 생산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것은 관세 비용보다 훨씬 더 큰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리서치 회사 웨드부시는 최근 보고서에서 "만약 소비자들이 3500달러짜리(513만 원) 아이폰을 원한다면 우리는 뉴저지나 텍사스 또는 다른 주에서 그것을 만들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여전한 중국 중심 생산...베트남 등 생산기지 다변화 시도


애플은 중국에서 아이폰의 많은 부품을 생산하지만, 최근 몇 년간 인도에서 완제품 조립 비중을 늘려왔다. 이는 인도에서 부품 상태에서 작동 가능한 스마트폰으로의 '실질적인 변형'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해당 기기에 '메이드 인 인디아(Made in India)' 원산지 표기를 가능하게 한다.

애플은 2017년부터 파트너들과 협력하여 인도에서 아이폰 조립을 시작했으며, 초기에는 구형 모델부터 점차 최신 모델까지 생산 범위를 확대했다. 이러한 전략은 중국 관련 위험을 줄이는 동시에 빠르게 성장하는 스마트폰 시장인 인도 내 판매 시 수입 관세를 회피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하지만 애플의 생산 거점은 여전히 중국이다. 폭스콘과 같은 제조 파트너들은 중국 내 탄탄한 부품 공급망, 숙련된 노동력, 정부 지원 등을 활용하여 대규모 생산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애플은 인공지능 서비스인 '애플 인텔리전스'에 필요한 서버 등 다른 제품의 미국 내 생산에도 투자하고 있다.

지난 2, 애플은 향후 4년간 미국 제조업에 5000억 달러(734조 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정책 성과를 입증하는 사례로 강조하기도 했다. 이 투자에는 애리조나에 있는 TSMC(타이완 세미컨덕터 매뉴팩처링)에서 생산하는 첨단 칩 구매 확대 계획도 포함된다.

보도에 따르면, 에어팟, 애플워치, 아이패드의 주요 생산 기지인 베트남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계획에 따라 중국과 거의 동일한 46%의 관세를 부과받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베트남 지도자와 통화한 후 소셜 미디어 게시글을 통해 더 나은 조건의 협상을 제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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