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조600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0.1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매출은 79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4% 증가했다. 이는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로, 분기 기준 최대인 2024년 3분기(79조1000억 원)에 이은 역대 2번째다.
삼성전자의 이번 1분기 실적은 반도체 부진 여파가 생각보다 크지 않고, 상반기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S25' 시리즈가 판매 호조를 보인 영향으로 분석된다.
당초 시장에서는 1분기 영업이익이 5조 원을 밑돌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으나, 갤럭시 S25 모델의 판매 호조와 D램 출하량 선방 등으로 시장 기대를 크게 뛰어넘는 실적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작년 2분기(10조4439억 원) 이후 2개 분기 연속 역성장했던 영업이익도 3분기 만에 소폭 반등에 성공했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6조4927억 원이다.
이번에 사업부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증권가에서는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에서 4조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실적을 견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월 출시된 갤럭시 S25 시리즈는 역대 갤럭시 시리즈 중 최단기간인 21일 만에 국내 100만대 판매 기록을 달성한 바 있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영업이익은 1조원 안팎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에서 3조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낸 반면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의 적자 규모가 2조 원 내외일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이구환신'(以舊換新·낡은 제품을 새것으로 교체 지원) 정책으로 중국 스마트폰 수요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하는 등 메모리 관련 전방산업 수요가 예상보다 견조한 덕분에 메모리 재고는 크게 개선됐다.
여기에 트럼프발 '관세 폭탄'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물동량이 증가한 것도 D램 출하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더욱 긍정적인 부분은 향후 반도체 전망이 밝다는 점이다. 1분기 최저점을 찍고 2분기부터 업황 개선 등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솔솔 불어오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부터 메모리 상승 사이클 진입에 따른 수급 개선과 가격 상승이 기대된다"며 "분기 실적은 1분기를 저점으로 4분기까지 증익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목표주가를 8만2000원으로 17% 상향했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HBM 매출 비중 확대가 메모리 수익성 개선 견인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올해 영업이익 34조7000억 원으로 7.6% 상향했다. 유의미한 성과 확인 시 실적 추정치 추가 상향도 가능하다"며 목표주가를 7만7000원으로 5.5% 높였다.
메리츠증권 김선우 연구원은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과거 최저 수준에 가까운 0.95배 2025E P/B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며 "올해 2분기부터 내년 2분기까지의 D램 업사이클 구간 내 동사 실적 역시 회복 전환이 발생할 것"이라 전망했다.
최근 메모리 업체들이 단가 인상을 통보하는 등 메모리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긍정요소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 실적 저점 통과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며 "갤럭시 S25 출시 효과 희석과 비수기 및 경쟁 강도 심화에 따른 디스플레이의 부진은 불가피하나 메모리 출하 반등과 DDR5 고정가격 상승, 낸드 일부 제품의 가격 인상 시작에 따른 메모리 이익 반등으로 방어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2분기에는 갤럭시 S25 출시 효과 감소뿐 아니라 트럼프발 관세 등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장밋빛 전망을 내놓기에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상태다.
류영호 연구원은 "반도체 관세는 미국에도 불리해 협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반도체 업체들의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나 간접적인 영향까지 고려한다면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