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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새 관세정책, 아시아 최대 49% 중과세

EU '20% 일괄' 속 아일랜드 5% 대폭 인하
미국 흑자국 122개 중 108곳도 관세 부과... 단발성 거래가 관세율 좌우
2020년 12월 30일 베트남 훙옌(Hung Yen)성 훙비엣(Hung Viet) 의류 수출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0년 12월 30일 베트남 훙옌(Hung Yen)성 훙비엣(Hung Viet) 의류 수출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2(현지시각) 발표한 새로운 관세 정책으로 글로벌 무역 지형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아시아 국가들은 최대 49%의 높은 관세와 면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반면, EU는 일괄 20% 관세 속에서도 제약 산업 중심의 아일랜드는 실질 관세율 5% 미만으로 혜택을 누리는 등 국가별 희비가 갈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5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의 새 관세 정책은 무역 파트너들에게 복잡한 규칙의 미로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미국 인구조사국과 백악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정책으로 인한 주목할 만한 특이점들이 다수 발견됐다고 심층적으로 보도했다.

◇ 아시아 국가들의 이중고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관세율 중 가장 높은 수준은 아시아 국가들에 집중됐다. 캄보디아는 49%, 베트남 46%, 태국 37%, 대만과 인도네시아는 각각 32%의 관세율에 직면하게 됐다. 이는 EU에 적용된 일괄 20% 관세율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더욱이 이들 아시아 국가들의 상황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미국 수출 품목 대부분이 백악관이 발표한 제한적인 면제 목록에서 제외됐다는 점이다. 제약품, 반도체, 목재, 특정 광물 등에 대한 이러한 면제가 일시적이라 할지라도, 아시아 국가들의 주요 수출품이 새로운 무역 전쟁의 초기 희생양이 될 수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EU의 희비가 엇갈리는 일괄 관세


EU에 적용된 20% 일괄 관세는 각 회원국의 개별적인 대미 무역 상황에 따라 독특한 승자와 패자 패턴을 만들어냈다.

2024년 미국 무역 통계에 따르면, 미국은 네덜란드와 550억 달러(80조 원)의 최대 상품 무역 흑자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870억 달러(127조 원)의 적자를 기록한 아일랜드와 동일한 관세율을 적용받고 있다.

프랑스, 스페인, 벨기에와 같이 미국이 무역 흑자를 기록하거나 소규모 적자를 보인 국가들은 일괄 관세에 불만을 표할 수 있지만, EU 회원국 중 15개 국가는 개별적으로 규칙이 적용됐다면 더 높은 관세를 부과받았을 것으로 나타났다.
FT가 인용한 글로벌 트레이드 얼러트의 요하네스 프리츠 자료에 따르면, 다양한 제품에 대한 일시적 면제로 인해 EU 국가들의 실효 관세율은 크게 달라진다. 제약품에 중점을 둔 아일랜드는 관세 면제를 받아 실효 관세율이 현재 5% 미만으로 유지될 것이다. 반면, 슬로바키아의 경우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대한 추가 관세로 인해 제조업 중심 경제는 20%의 명목 관세율을 훨씬 웃도는 실효 관세에 직면하게 됐다.

◇ 미국 무역 흑자국에도 적용되는 통상보복


트럼프의 관세가 미국이 큰 무역 적자를 기록하는 국가들을 겨냥하고 있지만, 글로벌 최저 10% 관세는 주로 미국이 무역 흑자를 기록하는 국가들에 타격을 주고 있다.

미국 인구조사국 자료에 따르면, 10% 관세가 부과되는 122개국 중 미국이 무역 적자를 기록하는 국가는 14개국에 불과하다. 미국이 195억 달러(28조 원)의 흑자를 기록한 아랍에미리트(UAE), 179억 달러(26조 원)의 흑자를 기록한 호주, 119억 달러(17조 원)의 흑자를 기록한 영국이 무역 흑자 규모 대비 '의도치 않은 관세 피해'의 가장 큰 대상으로 꼽힌다.

◇ 일회성 거래가 초래한 관세 혼란

연간 무역 패턴이 매년 반복되지 않는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상호주의' 요소는 2024년 무역 데이터를 기준으로 계산됐지만, 수입과 수출 추세는 끊임없이 변화한다.

2024년 미국은 전년도에 흑자를 기록했던 15개국과의 무역에서 적자를 기록했다. 반대로, 전년도에 적자를 기록했던 18개국과의 무역에서는 흑자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케냐와 같은 국가는 기본 10% 관세만 적용받게 됐다.

일부 국가들의 경우, 2024년은 장기적인 추세에서 크게 벗어났다. 나미비아는 지난 4년 중 3년 동안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2024년에 10년 이상 만에 최고 흑자를 기록한 후 21%의 관세율을 부과받았다.

특히 프랑스 해외 영토인 생피에르 미클롱의 5,819명 주민들은 백악관이 최초 발표한 수치에 따르면 일시적으로 50%의 관세율에 직면할 뻔했다. 이 높은 관세율은 2024년 단 한 번의 340만 달러(49억 원) 상당의 항공기 부품을 미국에 반환함으로써 무역 흑자를 기록한 매우 특이한 상황 때문이었다. 그러나 백악관이 공식 행정명령을 발표할 때쯤에는 이 높은 관세율이 사라졌다.

이처럼 FT는 이번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해 '국가별 무역 흑자·적자를 토대로 한 '상호주의' 원칙이 현실에서는 다양한 왜곡과 모순을 낳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미국과 무역 관계가 좋은 국가들까지 피해를 입는 점, 한 해의 특이한 무역 패턴이 장기적 관세 정책을 결정하는 점 등을 지적하며, 이러한 관세 체계가 글로벌 무역 질서에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인구조사국 자료를 통해 드러난 이번 관세 정책의 국가별 영향은 경제적 논리보다 정치적 고려가 더 크게 작용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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