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전체 매출 22% 증가, 소비자 사업과 자동차 부문 두각
R&D 지출 사상 최고치, 매출의 20.8% 차지
R&D 지출 사상 최고치, 매출의 20.8% 차지

화웨이는 이날 발표한 2024년 실적 보고서에서 매출이 8621억 위안(약 174조678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2%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회사가 미국 무역 블랙리스트인 '엔티티 리스트'에 처음 추가된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된 것이다.
특히, 지능형 자동차 솔루션 부문은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이 부문 매출은 264억 위안(약 5조3000억 원)으로, 전년도 47억 위안에서 무려 474.4% 증가했다.
화웨이는 2024년에 2300만 세트 이상의 지능형 자동차 부품을 출하했는데, 이는 2023년 수준의 거의 7배에 달하는 수치다. 회사는 BYD, GAC 그룹, 둥펑 모터 등 중국 최고의 자동차 제조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스마트 제어, 자율 주행 기능, 스마트 콕핏 기능을 포함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했다.
화웨이는 자사 브랜드의 자동차를 직접 제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지만, 15개의 다양한 모델 개발을 지원하며 자동차 기술 분야에서 입지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미국 제재로 큰 타격을 입었던 스마트폰을 포함한 소비자 가전 부문도 2024년에 회복세를 보이며 매출이 3390억 위안을 기록했다.
화웨이는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트리플 폴드 스마트폰을 해외에 출시했으나, 대부분의 휴대폰 판매는 여전히 중국 내수시장에 집중되어 있다. 분석가들은 모바일 프로세서 조달 문제로 인해 2025년에도 스마트폰 출하량이 크게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주력 사업인 통신장비를 포함한 ICT 인프라 사업은 4.9% 성장했으며, 화웨이 클라우드는 8.5%, 태양광 기술 관련 솔루션을 포함한 디지털 전력 사업은 24% 이상 성장했다. 화웨이는 에릭슨, 노키아, 삼성을 제치고 통신 인프라 부문에서 글로벌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화웨이의 2024년 순이익은 626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28% 감소했다. 회사 대변인은 이러한 감소가 "미래 지향적" 투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화웨이의 연구개발(R&D) 지출은 2024년 사상 최고치인 1797억 위안에 달했으며, 이는 전체 매출의 20.8%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회사는 2025년에도 매출의 20% 이상을 R&D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화웨이의 회전 의장인 멍완저우는 2024년 실적이 예상치와 "일치한다"고 평가하며, 회사가 하모니 운영체제(OS)와 쿤펑, 어센드,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 등 기본 생태계를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모니 OS는 구글 안드로이드에 대한 대안이며, 쿤펑은 인텔과 AMD를, 어센드는 엔비디아 제품을 대체하기 위한 중국산 솔루션으로 포지셔닝되고 있다.
한편 미국은 중국의 첨단 기술 접근을 제한하기 위해 여러 차례 수출 통제를 강화했지만, 미국 싱크탱크 CSIS에 따르면, 화웨이는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타이완 세미컨덕터 매뉴팩처링 컴퍼니(TSMC)로부터 상당량의 AI 칩을 확보했으며, AI 컴퓨팅에 필수적인 고대역폭 메모리도 대량 비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반도체 개발이나 공급망 관리에 대한 세부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공급망에서 "고품질" 표준을 촉진하는 것이 2025년에도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닛케이 아시아의 조사에 따르면, 화웨이는 중국의 기술, 칩, 전자 및 장비 공급업체들이 더욱 경쟁력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