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재 뚫고 '기술 자립' 가속...스마트폰 판도 변화 예고

중국 통신장비 및 스마트폰 제조사 화웨이가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없이 최첨단 칩 개발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며, 미국의 제재를 뚫고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16일(현지시각) 폰아레나의 보도에 따르면, 화웨이는 EUV 노광 장비의 대안 기술을 개발 중이며 이는 스마트폰 업계의 세력 균형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아이폰과 갤럭시 S 시리즈에 사용되는 최고 수준의 시스템온칩(SoC)을 제조하는 데 필수적인 EUV 노광 장비는 네덜란드 기업 ASML이 독점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7nm 이하의 공정 노드를 사용하는 칩 생산에 필수적인 이 장비는 미국의 대중국 제재로 인해 중국 본토에는 공급되지 않고 있다.
폰아레나는 "아이폰과 갤럭시 S 라인에 사용되는 SoC만큼 강력하고 에너지 효율적인 칩을 화웨이가 얻는 것을 막는 유일한 도구가 있다. 그 도구는 바로 극자외선 노광 장비(EUV)"라고 지적하며 EUV 노광 장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인 SMIC은 7nm 공정 기반의 기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생산하며 화웨이의 최신 플래그십 모델에 탑재해왔다. 하지만 EUV 장비와 차세대 하이-NA EUV(High-NA EUV) 장비의 부재는 화웨이의 스마트폰 실리콘 기술을 애플이나 퀄컴에 비해 2~3세대 뒤처지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화웨이는 자체적으로 EUV 노광 기술의 대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폰아레나는 "레이저 유도 방전 플라즈마(LDP) 기술이라는 시스템이 둥관에 있는 화웨이 시설에서 테스트되고 있다"고 보도하며, 이 기술을 통해 화웨이가 첨단 칩 제조에 필요한 13.5nm 파장의 광원을 생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화웨이는 "전극 사이에서 주석을 기화시키고 고전압 방전을 통해 플라즈마로 변환하여 전자-이온 충돌로 필요한 파장을 생성"하는 방식으로 LDP 기술을 활용해 EUV 노광 기술의 대안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화웨이가 자체적인 EUV 대체 기술을 확보하게 된다면 미국의 제재 영향력은 약화될 수 있다. 이미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로 인해 구글 모바일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게 되자 자체 운영체제인 하모니OS를 개발한 바 있다. 또한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4G 칩을 사용해야 했을 때는 SMIC과의 협력을 통해 5G를 지원하는 7nm AP를 생산하기도 했다.
폰아레나는 "만약 화웨이가 다시 한번 자체적인 EUV 장비를 만들 수 있다면, 스마트폰 산업에서 애플, 삼성, 샤오미의 강력한 경쟁자로 재부상하는 것을 막을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가 본격화되기 직전 애플을 제치고 세계 2위의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올라선 바 있다.
미국의 제재로 인해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아너(Honor) 브랜드를 매각하는 등 위기를 겪었던 화웨이는 자체적인 EUV 대체 기술 개발을 통해 다시 한번 스마트폰 시장의 정상 자리를 노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