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미국, 우크라이나 광물·에너지 자산 통제권 확보 협상 강화

트럼프 행정부, 수십억 달러 군사 원조 대가로 경제협정 범위 확대
우크라이나 일부 관리, 미국을 강도에 비유하며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2월 28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2월 28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있다. 사진=로이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광물과 에너지 자산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하는 새로운 협상안을 제시했다.
파이낸셜 타임스(FT)가 지난 27(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어떠한 안보 보장도 제공하지 않은 채 핵심 광물 및 에너지 자산에 대한 통제권 확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23일 키이우에 전달되고 FT가 확인한 이 새로운 협상 초안은 지난달 양국이 합의한 초기 공동 경제 협정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번 제안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종식하고 수십억 달러 상당의 군사 원조를 회수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다. 우크라이나 고위 관리들은 이 제안이 "자국의 주권을 훼손하고, 이익을 해외로 유출하며,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 미국 주도 감독위원회와 수익 공유 체계 요구


이번 합의안 초안은 우크라이나의 수익성 높은 천연자원에 대한 통제권을 장악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노력이 극적으로 확대된 것을 의미한다. 새 협상안에 따르면, 석유와 가스를 포함한 모든 광물 자원과 우크라이나 전역의 주요 에너지 자산에 대한 통제권이 미국에 넘어갈 전망이다. 워싱턴은 우크라이나와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석유, 가스, 광물 프로젝트에서 얻은 수입을 양국이 나누기 위해 공동 투자 기금을 설립하고, 이를 감독할 위원회에서 5명의 이사회 구성원 중 3명을 미국이 임명하며 완전한 거부권을 행사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협상 초안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미국의 기여가 파트너십에 대한 기여로 간주될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번 협상에 따라 생성된 자금은 직접 외화로 변환되어 해외로 송금될 것이며, 우크라이나는 지연이나 분쟁이 발생할 경우 보상을 해야 한다. 또한, 미국은 우크라이나보다 먼저 4%의 프리미엄으로 기금으로부터 로열티를 받고,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우선권과 제3자 자원 판매에 대한 거부권을 갖게 된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지난 26일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빠르면 다음 주에 협정이 서명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고위 관계자 3명은 FT"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미국의 새로운 초안이 "불공평하다"고 말했고, 다른 관계자는 "강도"에 비유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반대 제안을 준비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법률 고문 팀이 투입되었다고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7일 파리에서 "미국이 협정 조건을 지속적으로 변경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워싱턴이 키이우가 협상에 반대한다고 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협상안은 우크라이나 정부뿐만 아니라 키이우나 국영 기관이 승인한 기업이 수행하는 프로젝트에도 적용된다. 또한, 도로, 철도, 파이프라인, 항구 및 가공 공장과 같은 천연자원 개발과 연결된 인프라도 포함된다.

새로운 제안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원자력 인프라에 대한 미국의 소유권 조항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향후 협상에서 핵 자산이 여전히 논의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이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핵 문제는 이전 논의에서 제기됐지만, 이번 제안에서는 의도적으로 제외됐다"고 말했다.

미 재무부 대변인은 이번 확대된 제안에 대해 "미국은 이 중요한 협정을 조속히 체결하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를 위한 항구적인 평화를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우크라이나인들은 크렘린이 침공을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휴전과 항구적 평화를 확보하기 위해 타협하라는 트럼프의 압력이 커지는 것에 좌절감을 표명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