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빈 양자컴퓨팅 아이온큐 리게티"

19일 뉴욕증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3월 통화정책 회의 개회일, 경계심을 강화하며 동반 하락세로 출발한후 계속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예상을 웃돈 수입물가 상승세와 주택공급 둔화 가능성을 시사한 신규 지표들이 뉴욕증시에 부담이다.
AI분야의 우드스톡 페스티벌로 불려온 엔비디아의 GTC가 열리고 있지만 뉴욕증시에서는 GTC에 대한 기대도 시들해지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은 미국 동부표준시로 오후 1시 부터 컨퍼런스에서 연설을 했다. 젠슨 황은 루빈으로 명명된 최신 인공지능 칩에 대한 새로운 정보와 세부 정보를 공개했다. 그럼에도 이 날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하락세다. 엔비디아는 챗GPT, 클로드 같은 첨단 AI 시스템의 발전을 주도하면서 지난 3년간 주가가 4배 이상 상승했다.
젠슨 황은2026년 생산될 새로운 플래그십 제품 루빈을 공개했다. 루빈은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앙처리장차(CPU), 네트워킹칩을 포함한 칩 제품군으로 구성된다. 이 칩은 모두 AI 시스템을 훈련시키는 거대한 데이터 센터에서 작동하도록 설계되었다. 이 칩이 올해말부터 생산에 들어가 내년부터 대량 출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매년 플래그십 칩을 출시하는 패턴을 확립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그러나 현재 주력칩인 블랙웰은 설계 결함으로 생산 문제가 발생한 후 예상보다 느리게 출시됐다.
여기에 중국의 스타트업 딥시크가 이전 세대 모델보다 더 적은 컴퓨팅 파워와 엔비디아 칩으로 경쟁력 있는 AI 챗봇을 생산했다고 발표하면서 엔비디아 주가는 흔들리고 있다. 젠슨 황은 답변을 생각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들이는 새로운 AI모델이 AI 프로그램의 기본 단위인 "토큰"을 생성하는 데 가장 빠르기 때문에 엔비디아 칩이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뉴욕증시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집계하는 변동성지수(VIX)는 전일 대비 1.44포인트(7.03%) 높은 21.95를 가리키고 있다. 3대 지수는 전날 일제히 상승 마감한 바 있다. 2거래일 연속 동반 강세 마감은 지난달 18일~19일 이후 처음이었다. 2월 소매판매가 직전월 충격 수준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이자 투자자들은 경기침체 우려를 덜며 저가 매수 행보를 보였었다. 나스닥지수는 여전히 조정영역에 발을 담그고 있으나, S&P500지수는 조정영역에서 한걸음 더 멀리 벗어났었다.
연준은 이틀 일정으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에 들어갔다. 한국시간 20일에는 통화정책 회의 결과와 함께 FOMC 투표권자들의 금리 전망치를 담은 점도표를 공개하고 제롬 파월 의장이 인터뷰를 통해 세부 내용을 설명하게 된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CME Group) 페드워치 툴(FedWatch Tool)에 따르면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99.0%로 기정사실에 가깝다. 시장은 연준이 언제쯤 금리 행보를 재개하고 연내 어느만큼 금리를 낮출 지에 대한 추가 단서를 찾고자 한다.
이날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2월 수입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4% 상승하며 작년 4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뉴욕증시 시장예상치(0.1%↓)를 크게 웃돈 수치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2.0% 오르며 시장예상치(1.6%↑)를 상회했다. 관세 우려가 시장을 휘젓고 있는 와중에 나온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미국 상무부가 공개한 2월 신규주택 착공 건수는 150만1천 건으로 전월(135만 건) 대비 11.2% 증가했다. 신규주택 착공 허가 건수는 145만6천 건으로 전월(147만3천 건)보다 1.2% 감소하며 향후 주택 공급 둔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매그니피센트7'(M7) 가운데 애플만 보합세,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구글 모기업)·테슬라·아마존·메타(페이스북 모기업)는 하락세로 장을 열었다. 알파벳은 3%대 하락세다.
알파벳은 이날 개장에 앞서 이스라엘계 클라우드 보안 기술기업 위즈(Wiz)를 320억 달러 전액 현금으로 인수하는 최종 계약(DA)에 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파벳 역사상 가장 큰 규모다. 알파벳은 작년 7월 위즈 인수를 추진하다 무산된 바 있다. 작년 여름 인수 제안가는 230억달러 수준이었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위즈는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 보안 위협을 자동 감지하고 찾아내 제거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선두주자 테슬라는 민주당 지지 성향의 소비자들이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정치적 행보에 반발, 불매 운동에 나선 가운데 금융정보사 RBC 캐피털 마케츠가 전기차 시장 경쟁 강화를 이유로 목표주가를 낮춘 후 주가가 5% 이상 더 밀렸다. 테슬라 주가는 최근 한달새 폭락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경기 침체가 있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베센트 장관은 은행 및 신용카드 데이터 관련 "아주 좋은 기본 데이터를 보고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오는 4월 2일 각 국가는 상호관세를 부과받는다며 "일부 국가는 관세가 인하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 별다른 위로를 주지 못했다.
유럽 증시는 동반 상승세다. 범유럽지수 STOXX600은 0.60%, 독일 DAX지수는 1.03%, 영국 FTSE지수는 0.28% 각각 올랐다. 국제 유가도 오름세다. 달러-원 환율이 야간시간대 유로화 강세로 상승 폭을 줄이며 1,451원대에서 마감했다. 독일 연방하원 의회에서 차기 정부의 경기부양책 근거가 법안이 통과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기대감 때문이다. 달러-원 환율을 전장 서울환시 종가 대비 3.20원 오른 1,451.10원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하원 의회는 이날 부채 제한을 완화할 수 있는 개정안이 찬성 513표, 반대 207표로 가결됐다고 발표했다. 국내총생산(GDP)의 1%를 넘는 방위비는 부채 제한 적용의 면제를 받도록 할 뿐 아니라 민방위 및 정보ㆍ통신(IT) 보안 지출 등으로 방위비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도 유로 강세에 103.2대로 밀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전화 통화에 따른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두 정상은 1시간 30분 넘게 통화했고, 조만간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971.29원을 나타냈고, 위안-원 환율은 200.70원에 거래됐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