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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30일 휴전안에 조건부 지지 표명..."영토 양보·나토 가입 포기 요구"

전선 약 1000km서 러시아군 우위 주장하며 우크라이나에 까다로운 조건 제시...미국과 에너지 협상 진행 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4년 5월 23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4년 5월 23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이 지원하는 30일 휴전 제안에 원칙적 지지를 표명했으나, 우크라이나에 영토 주권 포기와 나토 가입 포기 등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어 실질적 협상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13(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중단을 위한 30일 휴전 제안에 대해 "아이디어 자체는 옳고, 우리는 그것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우리가 논의해야 할 문제들이 있으며, 미국 동료 및 파트너들과 함께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특히 휴전 기간 동안 우크라이나가 "강제 동원령을 계속하고, 무기 공급을 받고, 동원된 부대를 준비하겠다는 뜻인가?" 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또한 러시아군이 현재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만큼, 휴전은 우크라이나에 재정비 기회만 줄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러시아의 평화 협상 조건은 우크라이나에 상당한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가 부분적으로 점령한 남동부 4개 지역과 크림반도 합병을 인정하고, 해당 지역에서 군대를 철수하며, 나토에 절대 가입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휴전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다. 이외에도 우크라이나 군대 규모 제한, 러시아어 사용자 보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대신할 새로운 선거 실시 등을 요구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또한 냉전 이후 나토의 동쪽 확장을 효과적으로 되돌릴 것을 요구해 왔으며, 이는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의 명분이었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이번 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회의에서 육지, 해상, 공중에서 30일간의 잠정 휴전 제안을 논의했으며, "우크라이나의 장기적인 안보를 제공하는 항구적 평화를 향한"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푸틴의 발언에 대해 "매우 유망한 발언"이지만 "불완전하다"고 평가하면서, 그의 팀이 러시아와 "매우 진지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과의 집무실 회의에서 "푸틴을 만나 얘기하고 싶지만 빨리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영토 양보에 관한 언급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이 우크라이나와 "유지되고 잃을 땅"과 에너지 자산 및 기타 세부사항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종 합의의 많은 세부사항들이 실제로 논의됐고, 이제 우리는 러시아가 거기에 있는지 없는지를 보게 될 것"이라며, "그렇지 않다면 전 세계에 매우 실망스러운 순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약 1000km에 달하는 전선을 따라 "거의 모든 곳에서 진격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쿠르스크와 다른 최전선에서의 돌파구가 계속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표명했다. 그는 "우리는 분쟁을 종식시키는 방법에 합의하고 현장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따라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합의점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선임연구원 엘리나 리바코바는 러시아 대통령이 트럼프의 협상을 가로막는 것에 대한 비난은 피하고 싶지만 "최대주의적 요구에서 물러서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리바코바는 "러시아가 공을 가지고 노는 척하며 매우 조건적인 '무조건적 휴전'을 제안하면 트럼프가 무엇을 할 것인지 보기 위해 미국과 치킨 게임을 하고 싶어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의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러 관계 정상화에 관한 회담을 위해 모스크바를 방문 중이다. 푸틴 대통령은 또한 미국과 러시아가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협상하고 있음을 시사했으며, 그의 절친한 친구인 마티아스 워니히가 미국 투자자들의 지원을 받아 노르트 스트림 2 가스관 재가동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언급했다.

푸틴은 "미국과 러시아가 에너지에 대한 합의에 도달하면, 유럽의 가스 파이프는 안전해질 것이다. 이것은 값싼 러시아 가스를 얻을 것이기 때문에 유럽에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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