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경제 매체 라 그라다는 아마존과 월마트가 저가 상품을 중심으로 ‘반품 없는 환불’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정책은 소비자가 구매한 상품을 반품하지 않고도 환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배송비 절감 및 반품 처리 비용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특히 재판매가 어렵거나 반품 비용이 상품 가격보다 높은 경우 적용되는 사례가 많다.
업계 전문가들은 “반품 없는 환불은 고객 서비스를 개선하는 동시에 비용 절감을 목표로 한 기업의 전략적 선택”이라며 “특히 저가 제품이나 위생·의료용품 등 재판매가 불가능한 상품에서 많이 활용된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20달러(약 2만79000원)짜리 티셔츠의 반품 처리 비용이 30달러(약 4만4000원) 이상 소요될 경우 기업 입장에서는 소비자가 상품을 반품하지 않고 환불을 받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는 것이다.
아마존은 이러한 정책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아마존은 미국 내 자사 물류 서비스를 이용하는 제3자 판매자들에게도 반품 없는 환불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판매자는 75달러(약 10만9000원) 이하의 주문에 대해 고객이 반품 없이 환불받을 수 있도록 결정할 수 있다. 월마트 역시 자사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에서 판매하는 셀러들에게 반품 없는 환불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정책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아마존은 미국 소비자들이 중국에서 직배송되는 저가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새로운 플랫폼에서도 반품 없는 환불을 적용할 계획이다. 월마트 또한 같은 전략을 도입해 셀러들이 특정 가격대 이하의 제품에 대해 반품 없이 환불을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중국계 온라인 쇼핑몰인 쉬인과 테무도 제한적으로 이 정책을 운영 중이다. 또 미국 내에서 반려동물 용품을 판매하는 츄이, 타깃, 오버스톡 등의 유통업체들도 반품 없는 환불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특히 츄이는 반품이 어려운 반려동물 용품의 경우 소비자에게 환불을 제공하면서도 해당 제품을 지역 동물 보호소에 기부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전문가들은 “반품 없는 환불 정책이 마치 기업의 배려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는 엄연한 비용 절감 전략”이라며 “기업들이 반품 비용을 최소화하면서도 고객 만족도를 높이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