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 전역서 시설 공격 및 '테슬라 테이크다운' 시위 확산
주가도 450달러에서 222달러로 50% 넘게 하락
주가도 450달러에서 222달러로 50% 넘게 하락

미국과 유럽 전역에서 일론 머스크의 정치 개입으로 테슬라에 대한 소비자 반발이 확산되면서 판매량이 급감하고 테슬라 시설과 차량에 대한 공격이 증가하고 있다.
워싱턴 타임스, CNN, BBC, 파이낸셜 타임스(FT) 등 주요 외신들은 머스크가 '정부 효율성부(DOGE)'를 이끌면서 구조조정에 앞장서고 정치 행위를 일삼자 머스크는 물론 테슬라에 대한 부정적 여론과 반발심이 확산되고 있다고 일제히 보도하고 있다.
FT는 지난달 15일(현지시각)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정치 개입 논란으로 테슬라에 대한 소비자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올 1월 테슬라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63.4% 감소했으며, 독일에서는 60%, 스웨덴은 44.3%, 노르웨이는 37.9%, 영국은 7.8% 감소했다. 미국 최대 자동차 시장인 캘리포니아에서는 5개 분기 연속 판매가 감소했다고 더 컨버세이션이 지난 11일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테슬라의 두 번째로 큰 시장인 중국에서도 올해 첫 두 달 동안 판매량이 29% 감소했다. 콕스 오토모티브(Cox Automotive)는 테슬라의 미국 판매가 12월과 1월 사이에 16% 감소했다고 추정했다.
이러한 판매 부진은 테슬라 주가에도 타격을 입혔다. FT에 따르면 테슬라 주가는 지난 14일 0.52% 하락한 35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트럼프 정부 참여 루머가 확산된 지난해 10월 초 약 240달러 수준이었던 주가는 한때 450달러까지 상승했으나, 머스크의 정치 활동이 본격화되면서 지난 10일 종가로 222.15달러로 50% 넘게 하락했다.
CNN은 지난 10일 미국 전역의 경찰이 테슬라 쇼룸, 충전소 및 테슬라 차량에 대한 일련의 공격을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타임스도 같은 날 전국의 테슬라 대리점이 총격, 화염병, CEO 일론 머스크를 나치라고 비난하는 낙서 등의 공격을 견뎌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리건주 티가드 경찰에 따르면 지난 6일 테슬라 쇼룸에서 발생한 총격으로 차량 3대가 파손되고 유리창이 깨졌다. "이것의 동기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다른 테슬라 대리점이 정치적인 이유로 오리건 전역과 전국의 표적이 된 것을 알고 있습니다"라고 티가드 경찰은 성명서에서 밝혔다.
오리건주 경찰은 세일럼에 있는 테슬라 대리점에 대한 두 건의 이전 공격과 관련된 41세의 아담 매튜 랜스키를 지난 4일 체포했다고 워싱턴 타임스는 전했다. 랜스키는 지난 1월 화염병을 사용해 차량에 불을 지르고 2월에는 사업장에서 총을 쏜 혐의를 받고 있으며 현재 수감 중이다.
매사추세츠주 리틀턴 경찰은 테슬라 충전소 7곳에 불이 났다고 밝혔으며, 보스턴 외곽의 한 쇼핑몰에 있는 충전소들은 지난 3일 오전 1시 직후 화재가 발생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콜로라도주에서는 루시 그레이스 넬슨(40)이 1월 말과 2월에 러브랜드 테슬라 대리점을 파손한 혐의로 연방 기소됐다. 경찰에 따르면 넬슨은 차량과 상점 창문에 "나치"를 포함한 단어를 스프레이로 칠하고 화염병을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유죄가 선고될 경우, 넬슨은 최대 20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CNN은 전했다.
"러브랜드 사업체에 방화 장치를 설치한 개인에게 보석금으로 석방하는 형사 사법 제도에 이보다 더 실망할 수 없다"고 러브랜드 경찰서장 팀 도란은 보도 자료에서 말했다. "무법행위에 대한 반향이 없을 때 모방 행위로부터 시민들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일이다"라고 그는 강조했다.
이러한 공격 외에도 "테슬라 테이크다운"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BBC에 따르면 뉴욕에서는 주말 동안 수백 명의 시위대가 테슬라 쇼룸을 점거하면서 6명이 체포됐다. 지난 3일 메릴랜드주 오윙스 밀스의 대리점 밖에서는 약 300명이 시위를 벌였으며, 이후 볼티모어 카운티 테슬라 대리점에 "No Musk"라고 적힌 낙서와 만자를 닮은 상징이 발견됐다고 워싱턴 타임스는 보도했다.
시위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에게 비용 절감 태스크포스 '정부 효율성부(DOGE)'를 창설할 수 있게 한 이후 확산됐다. 지금까지 도지는 약 10만 명의 연방 직원을 해고하거나 인수 제안을 했으며, 수백만 명의 미국인의 민감한 개인 및 금융 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다고 BBC는 전했다. 비평가들은 기술 억만장자를 "머스크 대통령"이라고 부르며 그가 백악관에서 너무 많은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테슬라 소유주들은 자신의 차량을 훼손하거나 판매하는 등의 방식으로 항의하고 있다. CNN은 소셜 미디어에서 테슬라 차량 손상에 대한 수많은 불만이 있다고 보도했다. 버뱅크 테슬라 시위에 참가한 카렌 라브윈은 자신의 테슬라를 캐딜락으로 바꾼 지 불과 이틀 만에 시위에 참석했다. 그녀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부끄러웠어요. 제가 지지하는 바는 아니었습니다. 어떻게 그 차를 운전할 수 있을까? 제게는 원칙이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FT는 테슬라 소유주들이 "일론이 미치기 전에 이걸 샀어"라는 범퍼 스티커를 부착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가수 셰릴 크로우는 지난달 자신의 테슬라를 내셔널 퍼블릭 라디오(NPR)에 기부하며 "누구와 협력할 것인지 결정해야 할 때가 옵니다. 테슬라가 너무 길었다"고 인스타그램에 썼다.
머스크는 자신이 소유한 소셜 미디어 플랫폼인 X에 "우리 매장과 사무실에 대한 많은 공격에도 불구하고 테슬라를 지지하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썼다고 BBC는 전했다.
웨드부시의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FT와의 인터뷰에서 "머스크의 정부 효율성부 관련 활동과 트럼프와의 더 강력한 동맹은 분명히 일부 소비자를 테슬라 브랜드에서 멀어지게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어리석음: 테슬라 모터스의 미완성 이야기'의 저자 에드워드 니더마이어는 "머스크의 권력이 공직 선출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테슬라를 보이콧하고 매각하는 것이 그의 의제를 억제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라고 FT와의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더 컨버세이션은 "테슬라의 열성 팬들이 브랜드에 대한 맹목적 충성을 보일 것이라는 것은 잘못된 통념"이라며 "오히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헌신적인 팬들은 자신들이 신뢰하는 인물의 행동에 배신감을 느낄 경우 일반 소비자들보다 더 강력한 반발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악시오스는 지난 10일 테슬라 주가가 15% 이상 폭락하며 5년 만에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 대선 당시 수준보다 훨씬 낮은 수치로, 머스크의 정치 개입에 따른 영향이 더욱 가시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날 머스크가 소유한 소셜 미디어 플랫폼 X도 "대규모"이고 "조직적인" 사이버 공격으로 서비스가 중단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머스크는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테슬라에서 입은 160억 달러(약 21조 7600억 원)의 손실을 웃어넘기며 "하지만 긍정적인 면을 보세요! 항상 인생의 긍정적인 면을 보세요!" 라고 말했다고 악시오스의 벤 버코비츠는 언급했다.
악시오스는 "테슬라가 그 자체로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DOGE 수장이라는 머스크의 분열적인 역할은 그의 사업적 이익에 점점 더 큰 타격을 주고 있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