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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출 성장률 급격히 둔화...미국과 무역 갈등 심화 영향

올해 첫 두 달 2.3% 증가에 그쳐...12월 10.7%에서 대폭 감소
수입은 8.4% 급감... 전문가들 "내수 부양 통한 경제 체질 개선 필요성 부각"
중국의 수출 성장은 2025년 첫 두 달 동안 둔화되었는데, 부분적으로는 미국의 관세 인상을 예상하여 이전 몇 달 동안 주문을 미리 적재했기 때문이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의 수출 성장은 2025년 첫 두 달 동안 둔화되었는데, 부분적으로는 미국의 관세 인상을 예상하여 이전 몇 달 동안 주문을 미리 적재했기 때문이다. 사진=로이터
중국의 수출 성장률이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올해 초 급격히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을 앞두고 지난해 말 주문이 집중됐던 여파로 분석된다.

중국 세관이 7일(현지시각)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2월 중국의 수출은 달러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10.7%였던 성장률에서 크게 둔화된 수치로, 로이터가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예측한 5% 증가율에도 미치지 못했다.
중국의 수출은 지난해 말 호황을 누렸는데, 이는 부분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가능성을 예상하고 주문을 앞당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가 취임 직후 관세 인상을 실행에 옮기면서 발생한 충격파가 이제 중국 수출에 실질적인 압박으로 작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수출은 관세 인상에 훨씬 앞서 선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시립대학교 경영대학원의 브루스 팡 겸임교수는 분석했다. "이는 중국이 올해 안정적인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내수 부양이 중요하다는 점을 뒷받침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수출은 수년간 지속된 부동산 붕괴와 소비자·기업 심리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중국 경제에서 몇 안 되는 밝은 요소였다. 자국 시장에서의 가격 전쟁으로 타격을 입은 중국 제조업체들은 전기자동차부터 주방용품, 장난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해외 시장에 판매하는 데 주력해왔다.
그러나 중국의 수출 주도 성장 모델은 현재 워싱턴에서 브뤼셀에 이르기까지 정치인들의 비판 대상이 되고 있다. 이들은 저가 중국 제품의 유입이 자국 산업을 위협한다고 주장하며, 중국이 내수를 늘리기 위한 더 과감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변화의 조짐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중국의 달러 표시 수입은 올해 첫 두 달 동안 8.4% 하락했는데, 이는 12월의 1% 증가에서 크게 감소한 것으로 원자재에서 소비재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수요 부진을 시사한다. 이 수치는 경제학자들이 예상한 1% 성장률에 크게 못 미치는 결과다.

이로 인해 1~2월 중국의 무역 흑자는 1705억 달러로 12월의 1048억 달러에서 대폭 증가해 새로운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은 지난해 1조 달러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 무역 흑자를 기록했으며, 이는 중국 정부가 내수 부양을 거듭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무역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20일 취임한 이후 미국은 총 5000억 달러 이상으로 추산되는 중국 수출품에 대해 두 차례에 걸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육류와 곡물 등 다양한 미국산 농산물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는 등 맞대응했다.

닝보시 겅신 가전제품 산업의 한 영업 관리자는 "트럼프의 선거 승리 이후 2024년 말 미국 고객들의 주문이 급증했지만, 최근 몇 주간 성장 속도가 둔화됐다"며 "작년에 본 증가된 주문은 결국 올해 주문이 줄어들 것을 의미할 뿐"이라고 전했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의 3대 교역 상대국인 미국으로의 수출은 1~2월 동안 전년 대비 2.3% 증가했고, 아세안으로의 수출은 5.7% 증가했다. 그러나 이 수치는 지난해 12월 미국(15.6%)과 아세안(18.9%)으로의 수출 증가율에 비해 급격히 하락한 것이다.

품목별로는 데이터 처리 장비 및 집적회로와 같은 첨단 기술 제품이 계속해서 전체 수출 증가율을 상회했다. 반면 곡물, 천연가스, 철광석 등을 중심으로 한 수입의 급격한 감소는 중국 기업과 가계가 여전히 투자와 지출을 꺼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경제학자들은 중국의 수출 엔진이 둔화되면서 내수 진작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번 주 중국 지도부는 올해 경제성장 목표를 "약 5%"로 유지했으나, 미국과의 무역 전쟁이 확대됨에 따라 이 목표 달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골드만삭스 경제학자들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5% 실질 GDP 성장 중 약 70%가 수출 호조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정부는 성장 모멘텀 둔화에 대응해 지난해 가을부터 가전제품 구매 보조금 지급 등 소비 진작책을 실시해왔다. 또한 이번 주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는 무역 갈등 심화에 따른 "더 큰 영향"에 대비해 재정적자 목표를 GDP의 4%로 상향 조정하는 등 재정 부양책을 강화했다.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 장관은 6일 수출 안정화를 위한 강력한 정책 지원을 약속하면서, 미국에 관세 갈등 완화를 위한 대화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내수를 중심으로 한 성장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적 전환은 단기간에 이루어지기 어려우며, 당분간 중국 경제는 미·중 무역 갈등의 파고 속에서 상당한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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