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이하 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에 대해 신규 관세를 부과하며 최대 대두 공급국인 브라질, 최대 밀 수출국인 호주, 주요 돼지고기 공급국인 유럽 등으로부터 수입을 확대할 전망이다.
중국은 전날 미국의 추가 관세 조치에 대한 보복으로 210억 달러(약 30조원) 규모의 미국 농산물에 대해 10~15%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농산물 공급망이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 중국, 미국산 축산물 대신 유럽·남미산으로 전환
라보뱅크 홍콩지사의 판천준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이후 무역 경로가 재조정될 것"이라며 "돼지고기 부산물과 닭발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고, 중국은 브라질·스페인·네덜란드 등 유럽연합(EU) 국가들로부터 돼지고기를 더 많이 공급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돼지고기·닭고기(부산물 포함)를 162억6000만 달러(약 23조원)어치 수입했으나 이번 보복 조치로 미국산 닭고기 제품에는 15%, 돼지고기와 쇠고기에는 10%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따라 유럽과 남미산 육류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은 미국산 닭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대체 공급원을 단기간에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판 애널리스트는 "닭발 수입업자들은 관세를 지불하더라도 당분간 미국산 제품을 계속 수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 브라질·호주산 곡물 수입 증가 전망
미국산 대두의 약 절반이 중국으로 수출되지만 중국은 최근 미국산 대두 의존도를 줄여왔다. 이번 조치로 인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산 대두 수입이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호주 코먼웰스은행의 데니스 보즈네센스키 애널리스트는 "대두에서 남미 공급업체들이 혜택을 볼 가능성이 높다"며 "카놀라유와 같은 다른 유지종자 공급업체들도 이익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은 사료용 곡물인 수수의 약 3분의 2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어 이번 10% 관세 부과가 호주 농가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호주 크롭 포캐스터스의 로드 베이커 애널리스트는 "수수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고, 보리 또한 혜택을 받을 것"이라며 "호주는 올해 큰 수확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산 밀에 대한 관세 인상도 호주산 밀 공급업체들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은 최근 국내 공급이 증가하면서 전반적인 밀 수입량을 줄이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