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무역장벽 위협에 생산기지 이전 검토
"한국 삼성·LG 비슷한 온쇼어링 전략 고려할 것"
"한국 삼성·LG 비슷한 온쇼어링 전략 고려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 날 TSMC가 애리조나주에 3개의 새로운 칩 제조 공장, 2개의 패키징 시설, 연구개발 센터를 건설하는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이 투자로 애리조나주에 2만~2만 5천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전망이다.
미국 산업의 자국 내 생산(온쇼어링)을 강력히 추진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TSMC의 이러한 투자 약속이 없었다면 반도체 수입에 대한 관세가 최종적으로 25~50%에 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방지민 대만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 반도체에 대한 관세 위협이 아시아 기술 집약적 경제에 심각한 도전을 제기하고 있어, 다른 주요 동아시아 반도체 제조업체들도 미국으로 생산을 이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한국의 전자 대기업 LG와 삼성은 이미 공장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국 언론은 지난 1월 보도한 바 있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 기반을 둔 거의 2조 달러의 투자를 "확보"했으며 "최고는 아직 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외국산 반도체 칩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데 이어 이번 주에는 중국, 캐나다, 멕시코에 대한 관세를 점진적으로 인상하고 있다. 관세는 기업이 아닌 수출국 또는 지역에 부과되기 때문에, 생산기지 이전은 아시아 기업들에 효과적인 대응책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대만의 소규모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미국에 직접 판매하지 않거나 TSMC 수준의 첨단기술이 부족해 트럼프의 관세 대상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타이베이 소재 위안타-폴라리스 연구소의 전 회장 량궈위안은 "미국이 이미 생산할 수 있는 칩은 트럼프의 관심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반도체 생산 증가로 미국이 중국의 부상하는 반도체 부문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마켓 인텔리전스 앤 컨설팅 인스티튜트의 쳉 카이안 선임 분석가는 "단기적으로 중국은 미국 제재의 영향을 계속 받게 될 것이며, 이는 중국의 칩 자급자족 노력을 더욱 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TSMC는 이미 애리조나에서 초기 650억 달러 투자의 일환으로 첨단 4나노미터 칩의 대량 생산을 시작했으며, 올해 대만 내에서도 두 개의 새로운 공장을 개설할 예정이다.
무디스의 방지민 애널리스트는 "미국에 대한 추가 투자가 있더라도 당분간 전 세계 첨단 칩 대부분이 대만에서 생산될 것"이라며 "이는 비용 및 위치적 이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대만 아시아 태평양 상공회의소 연맹의 다슨 츄 CEO는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대만 내 신규 투자 속도에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만약 그들이 대만에서 너무 커진다면, 트럼프는 그것을 주시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대만 반도체 산업협회에 따르면, 대만은 2024년 전 세계 웨이퍼 생산, 패키징 및 테스트의 76.8%를 차지할 정도로 반도체 산업에서 압도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TSMC의 이번 결정은 미-중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아시아 첨단 기업들이 양측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며 비즈니스를 지속할 수 있는 전략적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