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팅 오류 인텔 폭발 "브로드컴+ 엔비디아 효과"

4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 중이다. 장중 낙폭을 확대하며 다시 120달러선 아래로 내려갔다. 시가총액도 2조8천810억 달러로 줄어들며 장중 마이크로소프트(MS)에 시총 순위 2위 자리를 내줬다.
엔비디아는 앞서 분기 실적과 전망치를 발표했다. 시장은 여전히 대형 기술 기업들이 언제까지 지속해 AI에 대한 막대한 지출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며 우려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및 AI 칩 수출 제한에 대한 불확실성도 이날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또 엔비디아가 제조하는 저사양의 AI 칩도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조 바이든 전 행정부에 이어 대중국 반도체 통제를 강화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엔비디아가 별도 허가 없이 중국에 수출할 수 있는 반도체의 양과 종류를 더 제한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증시는 3월 첫 거래일을 보합권 혼조세로 출발한후 급락하고 있다. 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캐나다·멕시코 관세 유예기간 만료일, 제조업 지표가 반등 태세를 갖추던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전 거래일인 지난 28일 일제히 상승 마감한 바 있다. 주요 물가지표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예상 부합 수준으로 나와 안도했던 시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백악관 회담 결렬 이후 급락했다가 저가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 전환했었다. 월간 기준으로는 3대 지수 모두 마이너스 실적을 거뒀다. 특히 나스닥지수 월간 낙폭은 작년 4월 이후 최악(3.97%↓)이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협회가 발표한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50.9) 대비 0.6포인트 하락한 50.3을 기록했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업황 위축과 확장을 가늠한다. 제조업 PMI는 26개월 연속 위축세를 보이다가 지난 1월 확장 국면으로 전환됐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이날 개장 초반,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오후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트럼프 행정부의 대(對)캐나다·멕시코 관세 조치는 한 달 유예 조치 시한이 만료되는 하루 뒤에 발효된다.
러트닉 장관은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관세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유동적"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업계는 관세율 인하·적용 범위 축소·시행 지연 등을 예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협상용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는 짐작이 사실로 굳어져 가는 형세다. 인텔 주가는 상승세다.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이 인텔 파운드리에서 칩 제조 테스트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 호재가 됐다.반면 엔비디아ㅇ하 브로드컴 주가는 하락세다.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7'(M7) 가운데 알파벳(구글 모기업)·테슬라·메타(페이스북 모기업)는 강세,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애플·아마존은 약세로 장을 열었다.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 기업 오로라 이노베이션은 대형은행 모건스탠리가 '비중확대' 등급을 매기고 커버리지를 시작한 후 주가가 3% 이상 올랐다. 모건스탠리는 오로라의 자율 주행 트럭이 혁신적인 수익 기회를 제공할 것이며, 오로라는 수혜를 볼 최상의 위치에 있다고 평했다. 뉴욕증시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의 페드워치 툴(FedWatch Tool)에 따르면 이날 개장 후 1시간 지난 현재,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상반기에 기준금리를 25bp(1bp=0.01%) 이상 인하할 확률은 75.2%, 동결 확률은 24.8%로 반영됐다. 25bp 이상 인하 가능성이 전일 같은 시간 대비 5.6%포인트 높아지고 동결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졌다.
국제 유가는 내림세다.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인텔의 최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소식통은 인텔의 1.8 나노 공정이 이들 기업의 요구에 적합한지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이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1.8 나노 공정은 인텔이 2021년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하며 야심 차게 추진한 공정이다. 현재 5나노 이하 파운드리 양산은 세계에서 TSMC와 삼성전자만 가능한데, 1.8나노는 두 회사가 양산 중인 3나노보다 앞선 공정이다. 인텔은 당초 지난해 말부터 1.8 나노 공정을 통한 반도체 대량 생산을 예고하며 삼성전자를 넘어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대만 TSMC와 겨루겠다고 자신해왔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자체 개발한 양자컴퓨팅 칩을 공개했다. 아마존은 이날 '오셀롯'(Ocelot)이라는 이름의 첫 양자컴퓨팅 칩을 선보이며 "효율적인 대규모 시스템 구축을 향한 발걸음을 내디뎠다"고 밝혔다. 클라우드 서비스 1위 업체인 아마존의 이번 칩 발표는 클라우드 경쟁 업체인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체 칩을 잇달아 발표한 가운데 나왔다.
구글은 앞서 지난해 12월 양자 칩 '윌로우'(Willow)를, MS는 지난 19일 모양이 변해도 본질이 변하지 않는 '위상초전도체'를 사용한 '마요라나(Majorana) 1'을 발표한 바 있다. 아마존이 이에 가세하면서 양자컴퓨터 개발을 향한 대형 기술 기업 간 경쟁이 가속할 전망이다.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AWS)의 양자 하드웨어 책임자인 오스카 페인터는 "5년 전에는 '양자컴퓨터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였지만, 오늘은 '우리는 양자컴퓨터를 만들 것이다'라고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적 진동을 만드는 장치인 '오실레이터'(oscillator)에서 따온 오셀롯은 오스카 페인터가 교수로 있는 캘리포니아 공대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양자컴퓨터는 0 또는 1의 '비트'로 정보를 처리하는 일반 컴퓨터와 달리 0과 1이 동시에 존재하는 중첩, 얽힘 상태인 '큐비트'를 활용한다. 이를 통해 기존 컴퓨터보다 훨씬 더 많은 계산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큐비트는 미세한 온도 변화나 진동, 전자기 간섭 등이 계산 과정에 오류를 초래할 수 있다는 단점 때문에 상용화까지는 수십 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됐다. 아마존의 오셀롯은 고양이가 한 번에 두 개 상태에 있을 수 있다고 가정한 '슈뢰딩거 고양이' 실험의 이름을 딴 '캣 큐비트'(cat qubit)를 기반으로 한다. 이 실험은 상자 안에 갇힌 고양이가 방사성 물질 붕괴에 따라 상자를 열어 확인할 때까지 '죽은 상태'와 '살아있는 상태'를 동시에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