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기업 지원 넘어 구체적 개혁 필요...트럼프 관세에도 미·중 관계 안정 가능성"
딥시크·네자2 성공은 "정부가 미시적 관리 자제할 때 민간부문 번영" 보여줘
딥시크·네자2 성공은 "정부가 미시적 관리 자제할 때 민간부문 번영" 보여줘

왕 교수는 "트럼프와 일론 머스크가 미국 연방 관료주의에 맞서 전쟁을 벌이는 동안 중국 관리들은 방관자 역할에 만족하고 있다"며 "오히려 이를 계기로 자국의 비대해진 관료주의를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형식주의와 관료주의 척결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 중이지만, 근본 원인보다는 증상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0년 동안 중국의 관료제는 점점 더 비대해지고 과도하며 거슬리는 존재가 됐다"면서 "자신의 직무를 정당화하기 위해 그저 시늉만 하는 관료들이 너무 많다"고 비판했다.
중국 민간 기업가들의 자신감 부족 또는 '납작하게 누워있는(lying flat)' 경향도 중국 경제의 가장 큰 위험 요소 중 하나라고 왕 교수는 진단했다. 시진핑 주석이 민간 기업인들과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전국인민대표대회가 민간부문 촉진 법안을 추진하는 등 긍정적 움직임이 있지만, 많은 기업가들은 여전히 회의적이라는 설명이다.
"기업가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새로운 형식주의가 아니라 동등하게 대우받는 환경"이라며 그는 "정부는 사업 분쟁에 연루된 기업가들을 타주에서 체포하는 불법 행위나 '원거리 조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방 당국의 불법적인 이윤 추구 법 집행이 민간부문에 두려움을 불러일으키고 '황금알을 낳은 거위를 죽이는' 행위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최근 세계적 성공을 거둔 딥시크(DeepSeek) AI, 애니메이션 블록버스터 '네자 2', 게임 '블랙 미스: 우공' 등이 모두 민간 제작사에서 나온 점을 언급하며 왕 교수는 "정부가 미시적 관리를 자제할 때 민간 부문이 번영한다는 귀중한 경험"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인은 세계에서 가장 열심히 일하고 혁신적인 사람들 중 하나"라며 "너무 많은 형식적인 제약 없이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중 관계와 관련해 왕 교수는 "트럼프 취임 이후 모든 징후는 양국 관계가 예상보다 순조롭게 출발할 것을 가리키고 있다"며 "두 사람의 관계는 비교적 평온한 시기로 향할 수 있지만,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중국과 미국 관리들이 양국 관계를 안정화하고 양측이 수용할 수 있는 관세 수준에 합의하기 위해 막후에서 노력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301항 조사와 투자 억제를 발표한 것은 협상 전술"이라며 "중국은 이번에 트럼프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훨씬 더 잘 알고 있으며, 트럼프의 거래적 성격에 호소하는 일을 더 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는 "트럼프는 이 문제에 대해 중국을 과도하게 자극함으로써 전임자의 정책을 따를 것 같지 않다"며 "트럼프에게 대만이 중요한 것은 반도체 칩과 국내 생산일 뿐이므로, 이 섬에 대한 그의 지지는 바이든 대통령 임기만큼 뚜렷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왕 교수는 중국이 지정학보다 경제 회복력 강화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미·중 무역갈등이 오히려 중국이 유럽연합, 일본, 한국 등 주요 교역 상대국과의 관계 개선 노력을 배가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