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추가 관세와 우크라이나 원조 중단에 "포용적 경제 세계화" 강조
신속한 보복 관세 부과하며 "압력과 위협 용납 않을 것" 경고
신속한 보복 관세 부과하며 "압력과 위협 용납 않을 것" 경고

중국 최고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루 친지안 대변인은 4일(현지시각)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세계에 더 많은 안정성과 확실성을 제공할 것"이라며 "인공지능 개발 추진, 주요 파트너와의 협력 모색, 남반구 국가 지원"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6주 만에 미국 동맹국들에 관세를 부과하고, 러시아와의 관계를 빠르게 개선하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충돌한 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를 중단함으로써 국제 관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에 대해서는 3월 4일부터 기존 10%에 추가로 10%의 관세를 더 부과하기로 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미국보다 더 신뢰할 수 있는 글로벌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루 대변인은 "중국은 글로벌 정치적, 경제적 불확실성 증가와 외부 환경의 악영향 심화에 직면해 있다"면서도 "세계 각국과 협력을 강화해 다자간 무역 체제를 공동으로 수호하고, 일방주의와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하며, 포용적이고 공평한 경제 세계화를 촉진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관세 부과에 대한 질문에 루 대변인은 "중국은 대화와 협의를 통해 양국 관계의 우려를 해소할 용의가 있다"고 말하면서도 "압력과 위협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주권, 안보, 발전이라는 국익을 단호하게 수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의 발언 직후 중국은 미국의 농산물 및 식품 수입에 10~15%의 관세 인상을 단행하고 25개 미국 기업을 수출통제 목록에 올리는 등 보복 조치를 했다.
5일부터 시작되는 올해 전인대 회의의 초점은 중국이 경기부양책을 확대하고, 기업을 부양하며, 트럼프의 공격적인 무역 조치에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에 맞춰질 전망이다.
중국은 현재 국내적으로 투자자들의 낮은 신뢰, 디플레이션 압력, 높은 실업률 문제에 직면해 있지만,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의 성공으로 하이테크 혁신을 통한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루 대변인은 중국이 유럽과의 관계를 개선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과 유럽은 근본적인 이해 상충이나 지정학적 모순이 없으며 서로의 성과를 보완할 수 있는 파트너"라며 양측 협력이 상호 이익이 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몇 년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제조업 과잉생산 능력 문제로 베이징과 브뤼셀의 관계가 소원해졌으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트럼프 재집권 이후 중국에 대한 강경 입장을 다소 완화했다. 폰데어라이엔은 중국과 EU 사이에 "초경쟁적이고 거래가 활발한 지정학 시대"에 무역 관계를 심화할 여지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루 대변인은 또한 중국이 항상 남-남 협력의 "참가자이자 리더"였다고 강조하며, 남반구 국가들의 집단적 부상이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중요한 변화의 뚜렷한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형성된 세계 질서에 변화를 초래하는 가운데, 중국이 국제무대에서 더 큰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3일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충돌로 미국의 안보 보장을 받는 대가로 우크라이나의 핵심 광물 접근권 합의가 결렬되면서,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