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파격적인 전기 요금 할인, 소비자 물가 하락 견인
식품 가격 안정, 경제 성장 기대감 높여...중앙은행 금리 인하 여지 생겨
식품 가격 안정, 경제 성장 기대감 높여...중앙은행 금리 인하 여지 생겨

인도네시아 통계청이 발표한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0.09% 하락했다. 이는 2000년 3월 이후 처음으로 기록된 연간 디플레이션 수치로, 시장 예측치인 0.60% 인플레이션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인도네시아의 연간 CPI는 2개월 연속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목표 범위인 1.5%에서 3.5%를 하회하고 있다. 올해 1월 인플레이션율은 0.76%를 기록했었다.
이번 디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으로는 정부가 1월과 2월 동안 일부 고객에게 제공한 50% 전기요금 할인이 꼽힌다. 아말리아 아디닝가르 위디아산티 인도네시아 통계청장은 "이번 디플레이션은 구매력 약화가 아닌 할인된 전기요금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쌀, 토마토, 붉은 고추 등 주요 식품 가격도 하락했는데, 이는 작년 가뭄의 영향에서 회복되어 최근 2개월간 식량 생산량이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가 통제하는 물가와 변동성이 큰 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율은 연율 2.48%로 소폭 상승했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인 2.42%와 1월의 2.36%보다 높은 수치다.
Bank Danamon의 경제학자 호시아나 시투모랑은 3월부터 전기요금 할인이 종료됨에 따라 CPI가 다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라마단 연휴 기간 항공료와 유료 도로 할인 등 새로운 정부 정책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투모랑은 이러한 경기부양책으로 인해 올해 인도네시아 국내총생산(GDP)이 5.1%에서 5.2%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는 정부의 목표치인 5.2%에 부합하는 수치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경제는 5.03% 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현재 인플레이션이 낮은 상황에서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추가 금리 인하의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글로벌 시장 변동성이 중앙은행의 더 큰 고려사항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 최대 경제국으로서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경기부양책을 시행 중이다. 이번 전기요금 할인 정책은 가계 부담을 경감하고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한 조치로, 인도네시아 정부의 경기 활성화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전문가들은、이번 디플레이션이 경제 불황의 신호라기보다는 정부 정책과 식품 가격 안정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럼에도 인도네시아 정부와 중앙은행은 물가 안정과 경제 성장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시장 상황을 면밀 모니터링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미 연준의 금리 정책 변화에 따른 영향을 주시하면서, 루피아 환율 안정과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한 정책적 대응을 이어갈 전망이다.
인도네시아의 이번 디플레이션은 비록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으나, 정부 주도의 경기부양책이 물가 안정과 경제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향후 인도네시아 경제 방향을 가늠할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