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테마섹 모델 벤치마킹... 초기 자본금 20億달러 투입
야권 "관리·감독 우려"... 프라보워 정부 첫 시위 유발
야권 "관리·감독 우려"... 프라보워 정부 첫 시위 유발

프라보워 대통령은 24일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다야 아나가타 누산타라'(일명 다난타라) 설립 문서에 서명했다. 다난타라는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을 모델로 한 것으로, 이달 초 여당이 장악한 의회에서 승인됐다.
국영통신 안타라에 따르면, 다난타라의 초기 자본금은 200억 달러 규모다. 국영기업들의 정부 지분을 인수할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대상 기업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최종적으로 9,000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운용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다난타라는 올해 12개 이상의 프로젝트에 투자할 계획이다. 재생에너지와 식량 생산 등 다양한 분야가 투자 대상이다. 2021년 설립된 인도네시아투자청(자산 105억 달러)에 이어 두 번째 국부펀드가 된다.
유수프 페르마나 대통령실 대변인은 "다난타라는 국가 전략적 투자 관리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것"이라며 "지속가능하고 포용적인 투자를 통해 인도네시아 경제를 한 단계 높이겠다는 정부의 약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난타라 출범을 둘러싼 우려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프라보워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는 구조에 대해 적절한 감독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정부가 생명보험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국부펀드를 운영하겠느냐"는 비판이 나왔다.
특히 다난타라 설립과 함께 발표된 대규모 예산삭감 조치는 전국적인 반발을 불러왔다. '다크 인도네시아' 운동을 중심으로 학생들이 주도한 시위가 확산됐고, 동부 도시 마카사르에서는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하는 등 물리적 충돌도 발생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연간 경제성장률을 현재 5%에서 8%로 끌어올리겠다고 공약했으나, 국영기업들의 자산 가치는 2023년 기준 6,375억 달러로 다난타라의 목표치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