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불확실성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위험 회피 성향이 확산하며 이번 주 10% 넘게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23년 8월 이후 1년 반 만에 최악의 주간 하락률이다. 또한 2월 월간으로는 2022년 6월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코인 메트릭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한때 7.2% 급락한 7만8226달러까지 추락한 뒤 급반등하며 뉴욕 시장 후반 전일 대비 1% 오른 8만4112달러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 당일에 기록한 사상 최고치 대비로는 25% 넘게 하락했다.
코인 글래스에 따르면 이번 주 비트코인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서 27일까지 27억 달러가 유출되는 등 기록적인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가격 급락을 주도했다.
CNBC는 코인 글래스 데이터를 인용해 지난 하루 동안에만도 약 3억97000만 달러의 비트코인 롱(매수) 포지션이 청산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일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의 관세가 3월 4일부터 시행될 것이라고 밝히자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하락하고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장도 초토화됐다.
다만 이날 거래에서는 단기 낙폭 과다 인식 속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급반등을 이끌어냈다.
기술적 지표인 14일 상대강도지수(RSI)가 한때 25까지 하락하는 등 이번 주 들어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과매도 구간에 진입했다. 통상적으로 지수가 30 이하로 하락하면 과매도 영역으로 간주된다.
시장에서는 3월에도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비트코인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 있지만, 거시적 요인에 따른 변동성 장세가 불가피하다고 보는 분위기다.
암호화폐 낙관론자들은 여전히 트럼프 행정부의 암호화폐에 대한 우호적인 규제 환경 조성에 기대하는 분위기다.
암호화폐 수탁업체 비트고의 슈테판 폰 헤니쉬 아시아-태평양 장외 거래 책임자는 블룸버그에 "거시적 환경을 감안할 때 비트코인의 현재 하락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면서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트코인 비축량을 포함해 이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조치를 내놓기를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암호화폐에 대해 낙관론을 견지해 온 스탠다드차타드(SC)의 제프리 켄드릭 디지털 자산 리서치 책임자는 계속해서 비트코인이 올해 20만 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켄드릭은 전일 CNBC에 "중기적으로 비트코인의 상승 잠재력이 더욱 커질 것이며, 올해 안에 20만 달러,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하기 전에는 50만 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