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진행된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문제를 놓고 정면으로 충돌하며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백악관은 현지시각으로 이날 오후로 예정됐던 트럼프와 젤렌스키 대통령의 공동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 이후 러시아와의 전쟁을 해결하기 위한 평화 협정이 이제 끝났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백악관을 떠났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022년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의 종식을 위한 미국과의 광물 협정 체결을 위해 백악관을 방문했으나 미국으로부터 안전보장 조치를 약속받지 못했고 회담은 결국 결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무례했다"고 공격하면서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젤렌스키가 미국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맹비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과거 사례 등을 이유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신뢰해서는 안 된다며 미국에 안전보장 조치를 요구했다. 그렇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반복적으로 드러냈고 협상은 합의 없이 조기에 끝났다.
백악관 관계자는 결국 젤렌스키 대통령이 광물협정에 서명하지 않고 백악관을 떠났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타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지만, 건설적인 대화를 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맡겼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를 통해 "나는 젤렌스키가 평화를 위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본다"면서 "그가 평화를 위한 준비가 됐다면 언제든지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에 대해 우호적으로 접근하는 것에 대해 정면 반발하면서 "살인자와 타협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서명 절차만을 남겨뒀던 광물협정이 체결되지 못한 채 회담이 합의 없이 조기에 파행으로 끝나면서 향후 종전 협상도 만만치 않은 가시밭길이 될 전망이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