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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AI 붐에 따른 원전 확대 새 에너지 계획 승인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에 원자력 의존도 강화 결정
전문가 "AI 기술 효율화 투자가 먼저...무분별한 접근법 재고해야"
소프트뱅크 CEO 손 마사요시(Masayoshi Son)와 오픈AI(OpenAI) CEO 샘 알트만(Sam Altman)이 2025년 2월 3일 도쿄에서 열린 기업용 AI 홍보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소프트뱅크 CEO 손 마사요시(Masayoshi Son)와 오픈AI(OpenAI) CEO 샘 알트만(Sam Altman)이 2025년 2월 3일 도쿄에서 열린 기업용 AI 홍보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일본 정부가 지난 2월 18일 인공지능(AI) 붐에 따른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을 이유로 원자력 발전 확대를 골자로 한 새 국가 에너지 계획을 승인했다. 그러나 이 결정은 원자력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후퇴한 것이어서 전문가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고 2월 28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새 계획은 원자력이 2040년까지 국가 에너지 믹스의 약 20%를 차지하도록 하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2023년 8% 수준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이전 에너지 계획에 포함되었던 "원자력에 대한 의존도를 최대한 줄이겠다"는 문구가 이번 계획에서는 삭제되었다는 것이다.
이 변화의 주요 배경으로 정부는 AI 시대에 데이터센터 건설로 인한 전력 수요 증가를 언급했다. 골드만삭스 연구에 따르면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 관련 에너지 사용량은 160배 증가하고, 전 세계 에너지 소비 비율은 현재 1~2%에서 3~4%로 늘어날 전망이다.

챗GPT 등장 이전에는 일본의 에너지 수요가 인구 감소에 따라 장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2022년 오픈AI의 챗봇 출시 이후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 일본은 AI 시장 선점을 위한 글로벌 경쟁에 뛰어들면서 데이터센터 건설 러시가 시작됐고, 이로 인해 2040년 에너지 소비량은 현재보다 1.2배 증가한 1조1000억 킬로와트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에너지 전문가인 윌 피는 이러한 접근법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는 "AI가 오늘날처럼 전력 집약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은 미리 정해진 결론이 아니다"라며 "첨단 냉각 시스템이나 개선된 알고리즘 등을 통해 데이터센터 에너지 소비를 현재의 몇 분의 1로 줄일 수 있는 기술적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유휴 상태인 원자로를 재가동하고 유지하는 데 수조 엔을 투자하는 대신, 이 자금을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부담을 원천적으로 줄이는 기술 솔루션에 투자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더구나 AI 기술이 반드시 막대한 자원을 필요로 한다는 가정은 최근 중국의 저비용 AI 모델 딥시크(DeepSeek)의 출현으로 이미 도전받고 있다. 이는 현재 AI 개발 방식의 비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이 영원히 지속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 내에는 원자력에 대한 강한 우려가 여전히 존재한다. 피 연구원은 "원자력은 AI 및 기타 기술 시스템을 위한 안정적인 에너지원을 제공할 수 있지만, 많은 일본인에게 원자력 문제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사안"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AI 채택의 아직 실현되지 않은 이점이 원자력 확대를 정당화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며 "대중의 상당 부분을 소외시키는 에너지 솔루션으로 전환해야만 기술을 운영할 수 있다면, 그 기술 자체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할 수도 있다"고 결론짓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AI 산업에 대한 규제를 사실상 철폐한 상황에서 일본을 비롯한 여러 국가들은 '새로운 산업 혁명'으로 불리는 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는 실질적인 압박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동시에 이러한 기술 발전이 가져올 환경적, 사회적 영향에 대한 더 폭넓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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