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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폭탄'에도 끄떡없는 日 엔터테인먼트株, 일본 증시 '구원투수' 될까

애니메이션·게임·VTuber, 디지털 수출 강세…닛케이 평균 '압도'
미·중 무역 갈등 속 새로운 기회…디지털 콘텐츠 수출 '활로'
지난해 4월에서 12월 사이 닌텐도의 비디오 게임 소프트웨어 매출 중 절반 이상이 디지털 다운로드였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4월에서 12월 사이 닌텐도의 비디오 게임 소프트웨어 매출 중 절반 이상이 디지털 다운로드였다. 사진=로이터
일본의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무역 전쟁의 파고를 넘어 강세를 보이고 있다. WTO 모라토리엄에 따른 디지털 콘텐츠 면세 혜택이 보호막 역할을 하는 가운데,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VTuber(가상 유튜버) 기업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커버와 애니컬러는 올해 들어 각각 29%, 22% 상승해 2% 하락한 닛케이 평균을 크게 앞섰다. 커버는 미국 진출과 월드투어 성공에 힘입어 2025년 3월기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노무라증권은 "최소 투자로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VTuber 사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두 기업에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게임업계의 디지털 전환도 가속화되고 있다. 닌텐도의 2024년 4~12월 게임 소프트웨어 매출 중 디지털 판매 비중이 51%를 기록해 코로나19 이전(25%)보다 크게 늘었다. 모바일·IP 관련 매출도 900억 엔을 돌파했다. 올해 스위치2 출시를 앞둔 닌텐도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글로벌 디지털 유통을 강화하고 있다.

소니그룹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의 변신을 본격화하고 있다. 2024년 3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관련 무형자산이 4조 엔으로 20% 증가했다. 2021년 인수한 미국 애니메이션 스트리밍 플랫폼 크런치롤은 유료 가입자 1500만 명을 확보했고, 최근에는 만화 앱도 출시했다.

전통 미디어 기업들도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레오스캐피털웍스의 후지노 히데토 사장은 "향후 10년간 콘텐츠 주식의 상승 여력이 반도체보다 크다"며 "일본 미디어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강세의 배경에는 WTO의 디지털 콘텐츠 면세 정책이 있다. 1998년 도입된 이 정책은 2년마다 갱신되며 지난해에도 연장됐다. 자산관리원의 요시자와 펀드매니저는 "IP 라이선스 수익은 관세 영향을 받지 않아 안정적인 해외 성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WTO 탈퇴 가능성은 불확실성 요인으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무역에 대한 영구적인 글로벌 합의 전망이 밝지 않다고 우려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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