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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브랜드, 중국 경기 침체에 직격탄…구찌 모기업 케링 순이익 62% 급감

아시아태평양 매출 24% 급감…LVMH도 17% 감소
미국 시장 실적 개선에 리치몬트·버버리 매출 반등
2023년 12월 5일 중국 홍콩의 번화한 쇼핑 핫스팟인 침사추이의 신호등에서 에르메스 쇼핑백을 들고 서 있는 사람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12월 5일 중국 홍콩의 번화한 쇼핑 핫스팟인 침사추이의 신호등에서 에르메스 쇼핑백을 들고 서 있는 사람들. 사진=로이터

유럽의 명품 브랜드 기업들이 최대 시장인 중국의 경기 침체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가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예를 들어 프랑스 케링(Kering)은 2024년 4분기 결산에서 순이익이 전기 대비 62% 급감한 11억 3300만 유로(약 1조 7114억 원)를 기록했다고 11일 발표했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의 모기업인 케링의 매출액은 171억 유로(약 25조 8304억 원)로 12% 감소했다. 특히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소매 매출액은 24% 급감하며 전체 실적이 하락했다.

세계 최대 명품 기업 LVMH 모에 헤네시 루이 비통도 2024년 4분기 순이익이 17% 감소한 125억 유로(약 18조 8818억 원)를 기록했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 매출은 11% 감소했으며, 10~12월 분기 아시아 매출도 10% 하락했다.

프랑수아 앙리 피노(François-Henri Pinault) 케링 그룹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11일 결산 회견에서 "중국 부동산 시황 악화와 젊은 층의 높은 실업률이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중국 시장이 올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지 않으며, 아마 내년은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시장에서는 실적 개선이 나타나고 있다. 스위스 리치몬트(Richemont)는 10~12월 분기 매출이 10% 증가했으며, 미주 지역 매출은 22% 증가했다. 영국 버버리(Burberry)도 같은 기간 전체 기존점 매출은 4% 감소했으나, 미주 지역은 4% 증가를 기록했다.

프랑스 EMU 리옹 경영대학원의 클라우스 하이네(Klaus Heine) 부교수는 "미·중 갈등이 심화될 경우 중국 소비자들이 감정적으로 서구 명품 브랜드 제품을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투자회사 번스타인(Bernstein)의 루카 솔카(Luca Solca) 고급품 부문 책임자는 "미국 소비자들의 자신감이 높아졌다"면서도 "관세 강화로 인한 인플레이션 재연 시 고가품 소비 의욕이 다시 위축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식시장에서는 미국 시장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 중국 시장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리치몬트의 주가는 연초 대비 30% 이상, 버버리는 20% 미만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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