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은행들의 지난해 4분기 기업 대출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기업 대출 수요가 순 증가세를 기록한 것은 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가 기업 대출 수요를 견인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4일(이하 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 연준은 전날 발표한 분기별 ‘대출담당관 설문조사’ 보고서에서 중대형 기업을 대상으로 한 상업·산업 대출 수요가 증가했다고 응답한 은행의 순비율이 지난해 4분기 9.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사 결과 소규모 기업을 대상으로 한 대출 수요 역시 3.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은 지난해 총 100bp(1.00%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단행했으며, 이에 따라 기업 대출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그러나 대출 기준은 여전히 강화된 상태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연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은행들은 기업 대출에 대한 심사 기준을 더욱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으며, 이는 금융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이뤄진 조치로 해석된다.
부동산 대출의 경우 대출 심사 기준은 강화됐으나 수요는 거의 변동이 없었다. 이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위축된 상태임을 시사한다는 지적이다.
반면에 소비자 대출 시장에서는 모기지(주택담보대출)와 신용대출 수요가 전반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4분기 모기지 금리 상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대출 수요는 큰 변동이 없었다.
연준은 이번 조사 결과를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참고했으며 해당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25~4.50%로 동결했다. 연준은 "물가 상승률이 2% 목표에 도달하는 속도가 예상보다 느려지고 있다"며 "노동 시장 또한 안정적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통화정책 조정이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의 경제정책이 향후 금융시장과 경제에 미칠 영향을 평가하며 신중한 접근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