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관세전쟁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기준금리가 지난 9월 이후 상당히 덜 제약적인 수준으로 내려왔다"며 "미국 경제와 통화정책은 정말 좋은 상태"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플레 진전 관련 문구 삭제에 대해 "신호를 보내기 위해 의도된 것은 아니다"라며 "연준 정책은 인플레 통제에 의미있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정책금리는 중립금리보다 의미있게 높다고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여기에 관세폭탄까지 터지면서 제롬파월 연준 의장의 입장이 급선회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고위 관계자가 대거 모습을 드러낸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정책금리) 추가 조정을 시급히 할 필요성은 없다"며 "불확실한 미국 경제 전망 속에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는 것을 지지한다"고 부연했다. 래피얼 보스틱 미국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작년에 한 100bp 인하가 경제 측면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보고 싶다"면서 "데이터에 따라 한동안(for a while)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3월까지 기준금리가 25bp 인하될 확률은 13.5%까지 내려갔다. 사실상 금리동결로 보는 분위기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2.19포인트(13.33%) 오른 18.62를 기록했다.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연설을 준비 중이다. 4일에는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가 공개석상에 오른다. 5일에는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 미셸 보먼 연준 이사, 제퍼슨 연준 부의장 등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이달 6일 마이크를 잡는다. 7일에는 보먼 연준 이사,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 등의 발언이 나온다. 영국 중앙은행(BOE)의 금리 결정(6일)도 주목된다.
알파벳과 아마존 등 미국 주요 기업의 실적도 대거 쏟아진다. 인공지능 기업 팔란티어(3일), 알파벳ㆍAMDㆍ페이팔ㆍ머크ㆍ화이자(4일), 월트디즈니ㆍ포드ㆍ노보노디스크(5일), 아마존ㆍ일라이릴리(6일) 등이 실적을 꺼낸다. 딥시크 여파 속 AI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아마존과 알파벳의 실적, 전망에 관심이 모인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가상화폐 규모 1, 2위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결합한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 초기 승인했다. 블룸버그통신은 SEC가 비트와이즈 자산운용이 신청한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 ETF의 제안서인 19b-4 양식을 30일(현지시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친(親)가상화폐 대통령을 표방한 도널드 트럼프가 지난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자 SEC에 여러 건의 ETF 신청서가 쏟아지고 있다. 트럼프의 캐나다 멕시코 중국 관세폭탄과 딥시크 인공지능(AI)이 뉴욕증시를 흔들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PCE 물가 상승률이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국 연준 FOMC 금리인하 행보에 비상이 걸렸다.
트럼프가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급락 출발했던 뉴욕증시 주가지수는 멕시코에 대한 관세가 한 달간 유예됐다는 소식에 낙폭이 크게 줄었다. 하지만 중국과 캐나다에 대한 관세 향방이 여전히 불확실해 낙폭을 줄인 정도에서 장을 마쳤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전개되는 추이에 따라 주가지수가 휘둘리는 하루였다.
애플은 -3.39%를 기록했으며 엔비디아도 -2.84%로 장을 마쳤다. 테슬라는 -5.17%의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도 약보합권이었다. 메타만 시가총액 1조달러 이상인 거대 기술기업 중 유일하게 1% 이상 올랐다. 이번 관세는 관세전쟁이 목적이 아니라 마약 전쟁이라는 백악관 고위 인사의 발언도 나왔다.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건 마약전쟁"이라며 "트럼프가 이것은 무역전쟁이 아니라고 100% 분명히 밝힌 행정명령을 읽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세로 시장 분위기는 침체됐지만 실물 경제의 제조업 업황은 트럼프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확장 국면에 진입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지난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9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7개월 만의 확장 국면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예고대로 중국산 수입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이 즉각 '상응 조치'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2일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담화문에서 "미국 백악관은 펜타닐 등 문제를 이유로 중국의 미국 수출 제품에 10% 관세를 추가 부과한다고 선포했다"며 "중국은 이에 강한 불만을 표하고 단호히 반대한다"고 했다. 중국
대변인은 "미국의 일방적 추가 관세 조치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며 "자기 문제 해결에 이롭지 않을 뿐만 아니라 중미의 정상적 경제·무역 협력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국이 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對)중국 10% 추가 관세 부과에 대해 '맞불 관세'를 매기는 등 즉각 전방위 반격에 나섰다. 석탄·석유 등 일부 미국산 수입품에 10∼15%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고 텅스텐 등 원료의 수출을 통제하기로 했다. 또 미국 빅테크 구글에 대한 반독점법 위반 조사도 개시했으며 앞서 예고한 대로 미국의 추가 관세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미국의 대중 10% 추가 관세가 미국 동부시간으로 4일 0시부터 발효되자 거의 비슷한 시간에 "오는 10일부터 미국산 일부 수입품에 관세를 추가로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또한 세계 최대 검색업체인 미국의 구글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 혐의 조사를 시작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