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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AR 스마트 글래스 개발 중단...비전 프로 실패 여파

애플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애플 로고. 사진=로이터
세계 최대 전자업체 애플이 증강현실(AR) 스마트 글래스 개발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이는 애플이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시장에서 방향성을 재정립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음을 보여준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내부적으로 'N107'이라는 코드명으로 AR 스마트 글래스를 개발해왔다. 이 제품은 일반 안경과 유사한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렌즈에 정보를 표시하는 기능을 갖출 예정이었다.

초기 모델은 아이폰과 연동하는 방식으로 설계됐으나 스마트폰의 처리 성능이 부족하고 배터리 소모가 지나치게 크다는 문제가 확인되면서 개발 방향이 변경됐다. 이후 애플은 해당 제품을 맥(Mac)과 연동하도록 개발했지만 성능 테스트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애플은 지난주 이 프로젝트를 공식적으로 중단했다.

애플의 이같은 결정은 최근 출시된 '애플 비전 프로'의 부진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이다.
애플은 지난 2023년 출시한 비전 프로가 높은 기술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활용성이 부족하고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비판을 받으며 판매량이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고 분석했다. 비전 프로는 출시 초기 100만대 판매를 목표로 했으나 지난해 말까지 약 50만 대 수준에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내내 애플은 판매 예상치를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했으며 실질적인 수요가 크지 않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애플 내부에서도 AR·VR 시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쟁사인 메타플랫폼스는 AR 시장에서 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메타는 지난해 유명 안경 제조사 레이밴과 협업해 출시한 스마트 글래스가 100만대 이상 판매됐다고 밝혔다.
또 메타는 AI 기능을 접목한 스마트 글래스를 통해 사용자 경험을 더욱 발전시키고 있으며 AR 기술과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결합하는 전략을 적극 추진 중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사내 회의에서 "앞으로 수십억 대의 AI 기반 스마트 글래스를 판매할 것"이라며 해당 시장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애플은 비전 프로의 후속 모델과 새로운 기능을 갖춘 에어팟 등으로 XR(확장현실)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비전 프로의 차세대 모델과 카메라를 탑재한 에어팟을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애플이 스마트 글래스 프로젝트를 중단한 것은 AR·VR 시장에서의 전략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방증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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