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캐나다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면서 서로 이웃한 캐나다와 미국 간 갈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캐나다에서 ‘캐나다는 파는 물건이 아니다(Canada Is Not For Sale)’라는 문구가 적힌 모자가 최근 들어 캐나다 사회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캐나다는 파는 물건이 아니다’라는 구호는 트럼프를 대표하는 정치 구호인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대항마로 트럼프가 캐나다 위에 위치한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사들이겠다는 야욕을 드러내 국제적으로 큰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을 빗대 만든 것이어서 캐나다 사회에서 애국심의 상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문제의 이 모자는 더그 포드 캐나다 온타리오 주지사가 지난 18일 쥐스탱 트뤼도 총리 주재로 온타리오주에 있는 캐나다 수도 오타와에서 열린 주지사 및 연방 지도자들 연석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선보이면서 널리 화제를 모으고 있다.
포드 주지사는 이날 회의에서 "우리는 국가로서 단합해야 한다"며 미국의 관세 위협에 대한 강경한 대응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자는 오타와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 리암 무니와 그의 약혼자 엠마 코크레인이 만든 것으로, 두 사람은 미국의 보수성향 유명 방송사인 폭스뉴스의 진행자 제시 워터스가 트럼프의 캐나다 병합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미국에 합병되는 것은 특권"이라고 발언한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아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무니는 "우리가 미국으로부터 받은 위협과 미국의 뻔뻔한 태도에 대한 작은 애국심의 발로"라고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더그 포드가 이 모자를 쓰고 회의에 참석한 후 이 모자는 온라인에서 며칠 만에 4만5000개 이상이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일부는 미국 내에서도 판매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모자는 캐나다 정치권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트뤼도 총리는 물론이고 멜라니 졸리 외교부 장관도 이 모자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캐서린 맥케나 전 환경부 장관은 X에 올린 글에서 “이 모자를 꼭 사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