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우주 분야도 급성장...미·중 기술패권 경쟁은 진행 중
중국이 조선·자동차를 넘어 항공우주 분야까지 미국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중국 현지 포털 서우후(搜狐)는 중국이 주요 산업 분야에서 미국과의 격차를 크게 줄이거나 일부 분야에서는 이미 앞서 나가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조선산업에서 중국은 이미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2024년 1~3분기 중국의 조선 3대 지표는 완공량 55.1%, 신규 수주 74.7%, 수주 잔량 61.4%를 기록했다. 특히 대형 크루즈선, LNG선, 항공모함을 모두 건조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가 됐다.
군함 건조 능력에서도 중국의 발전은 두드러진다. 중국은 2010년부터 랴오닝함을 포함해 총 3척의 항공모함을 진수했으며, 2척이 이미 취역했다. 같은 기간 미국은 2척을 진수했으나 1척만 취역했다. 특히 중국의 항공모함 건조 기간은 미국의 절반 수준이다.
미국은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2025년 장기 조선 계획을 발표했다. 381척 규모의 함대를 목표로 향후 30년간 85척의 신규 함정 건조를 추진한다. 또한 2025 회계연도에 잠수함 산업 기반 강화를 위해 4억300만 달러의 예산을 요청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최근 한국과의 조선 산업 협력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국의 세계적 수준인 조선 능력을 활용해 함정 건조와 정비 분야에서 협력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한국 조선소 활용 시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을 활용해 중국의 도전에 대응하려는 것이다.
중국의 자동차 산업은 전통적 내연기관 차를 넘어 전기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23년 중국의 자동차 생산량은 3016만 대로 미국(1061만 대)의 3배를 기록했다. BYD는 신에너지차 생산량에서 세계 1위에 올랐으며, 2000㎞가 넘는 주행거리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중국 IT기업들의 자동차 시장 진출이다. 샤오미는 2021년 3월 자동차 사업 진출을 선언한 뒤 불과 2년 만에 경쟁력 있는 모델을 선보였고, 화웨이의 스마트 드라이빙 기술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항공 분야에서 중국은 민간과 군수 부문 모두에서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2024년 10월 장쑤성 창저우의 '벨루가 라인'이 개발한 무인 수송기는 탑재량 5톤, 최대 항속거리 2600㎞로, 군수 물자 수송에도 활용 가능한 수준이다. 민간 항공기 시장에서는 COMAC의 C909 여객기가 2024년 동급 시장의 60%를 차지했다. C909는 2015년 첫 납품 이후 2024년까지 총 157대가 인도됐으며, C919의 납품도 가속화되고 있다.
우주 개발에서 중국은 독자적인 우주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을 추격하고 있다. 창정 9호는 50톤에서 140톤급의 저궤도 운반 능력을 목표로 개발 중이며, 유인 달 착륙을 위한 창정 10호는 70톤급 운반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반면 미국의 아르테미스 계획은 계속 지연되고 있다. 2024년 1월 9일 NASA는 유인 달 착륙을 2026년 9월로 연기했으며, 지상 시스템 개발 지연과 오리온 우주선의 기술적 문제로 추가 지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산업 경쟁력 강화는 단순한 기술 추격을 넘어 글로벌 산업 구조의 근본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조선 산업에서는 미국이 한국과의 협력을 모색하며 대응하고 있고, 자동차 산업에서는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항공우주 분야에서도 기존의 미국 주도 체제가 도전받고 있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기술 표준 경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미국이 동맹국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은 새로운 국제 산업 협력 체계 구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은 자국의 산업 경쟁력 강화와 함께 전략적 협력 관계 구축에도 주력해야 할 시점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