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2기 행정부가 20일(현지시각) 출범을 앞둔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다시 뛸 것이란 비관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지난해 12월 고용동향에서 노동시장이 활황이어서 인플레이션이 자극받을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고물가와 이에따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우려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조정에 대비하라고 경고했다.
조정 대비해야
CNBC에 따르면 골드만 최고 글로벌 주식전략가(CGES) 피터 오펜하이머는 10일 분석노트에서 뉴욕 주식 시장 단기조정에 대비하라고 충고했다.
올해 주식 시장이 다시 상승할 수는 있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지금의 인플레이션 악재들을 소화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2023년과 2024년 두 해를 뉴욕 주식 시장이 이례적으로 강세를 보인 터라 조정을 맞을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
오펜하이머에 따르면 2023~2024년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 상승률은 지난 100년을 통틀어 상위 93% 수준의 상승률이다.
그는 주식 시장이 최근 수개월 동안 강력한 상승 흐름을 탄 덕에 주가는 이제 ‘완벽한’ 수준까지 치솟았다면서 뭔가 하나라도 삐끗하면 주가가 곤두박질칠 수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오펜하이머는 주식 시장이 거품은 아니어서 실적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계속 상승하기는 하겠지만 점점 외부 변수에 더 취약해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채 수익률이 더 오르거나, 경제 지표 또는 기업 실적이 실망스러울 경우, 아니면 그 둘이 동시에 일어나면 주식 시장은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오펜하이머는 특히 최근 들어 연준의 금리 인하가 올해 멈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고, 주식 시장은 대형 기술주에 상승세가 집중돼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당분간 상승 흐름이 조정을 받을 가능성은 높다고 판단했다.
고평가
주식 시장이 고평가 영역에 들어선 점도 조정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신호로 간주되고 있다.
나일스 투자운용 창업자 댄 나일스는 CNBC와 인터뷰에서 주식 밸류에이션이 고공 행진을 하고 있어 뭔가 비집고 들 틈이 거의 없다면서 주식 시장이 자칫 삐끗하는 순간 무너질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나일스는 이때문에 올해 뉴욕 주식 시장이 역대 가장 변동이 심한 한 해가 될 수도 있다면서 이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인플레이션이라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
2023년 연준이 고강도 금리 인상에 착수하면서 급격히 하락하던 인플레이션은 지난해 9월 이후로는 하강이 사실상 멈췄다.
조금씩 다시 꿈틀대는 조짐도 보인다.
무엇보다 올해 전망은 더 우울하다.
오는 20일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그가 대선공약으로 내세웠던 대대적인 관세와 불법 이민자 추방 등의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이란 우려가 높다.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 국채 수익률이 뛰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기준물인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10일 4.763%로 치솟아 1년 만에 최고수준으로 뛰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의 정책들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10년 만기 수익률이 5%를 돌파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인공지능(AI)과 양자컴퓨터 기대감으로 치솟다가 최근 주춤하고 있는 뉴욕 주식 시장이 인플레이션에 발목이 잡혀 올해 하강으로 방향을 틀지가 조만간 결정이 날 전망이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