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달리 국채 시장은 장이 열리기는 했지만 평소보다 일찍 문을 닫았다.
기준물인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한산한 거래 속에 전날과 크게 차이가 없었다.
10년물 수익률은 지난해 4월 이후 최고 수준을 지속하고 있고, 30년 만기 수익률은 1년 2개월 만에 최고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국채 수익률은 한동안 주식 시장 흐름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 역할을 하다가 지난해 11월 5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다시 승리한 이후 영향력이 급감했다.
9일 배런스에 따르면 그러나 국채 수익률, 특히 장기 국채 수익률이 최근 급격히 오르면서 다시 주식 시장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2월 금리 인하가 마지막
미 국채 수익률은 9일 크게 변화가 없었다. 전날과 거의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10년물 수익률이 4.691%, 30년물 수익률은 4.932%를 기록했다.
시장의 연방준비제도(연준) 금리전망 변화에 민감히 반응하는 2년 만기 국채 수익률만 0.023%포인트 하락해 4.268%를 기록했다.
비록 단기 금리 기준인 2년물 수익률이 하락하기는 했지만 2년물 역시 반등 가능성이 높다.
CNBC에 따르면 이날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장 마감 직전 연준이 더 이상 금리를 내리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보먼 이사는 지난해 12월까지 연준이 3차례에 걸쳐 모두 1.0%포인트 인하한 것이 이번 금리 인하 주기의 마지막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뱅크 오브 아메리카(BofA) 증권도 전날 분석노트에서 지난해 12월을 끝으로 연준이 더 이상 금리를 내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 바 있다.
트럼프 당선자의 2기 행정부가 오는 20일 출범하고, 보편관세와 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 등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자극할 정책들이 공약에 따라 시행되면 외려 금리를 올려야 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국채 수익률 상승, 주식에 악재
국채 수익률 상승은 주식에 대개 악재로 작용한다.
우선 국채 수익률이 오르면 주식의 매력이 그만큼 약해진다.
이자라는 수익을 주면서 안전한 국채가 더 높은 이자를 주면 위험이 높은 주식에 무리하게 투자하려는 이들이 줄어든다.
시중 금리 기준이 되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상승세는 주식 시장 흐름을 좌우하는 기술주 주가에 특히 부정적이다.
M7 빅테크를 비롯한 기술주들은 성장주로 지금 당장 보이는 이익보다 앞으로 이들 업체가 거둬들일 미래 수익 전망에 주가가 좌우되는 일이 잦다. 시중 금리가 오르면 이들의 미래 수익 현재 가치가 하락하고, 지금의 높은 주가는 거품 우려를 낳을 수 있다.
오르는 국채 수익률
주식 시장이 트럼프 광풍에서 벗어나 서서히 제자리를 찾아가면서 국채 수익률이 다시 주가 영향력을 회복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연준이 전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금리 추가 인하에 대해 내부에서 크게 우려하고 있고, 신중한 입장으로 방향을 틀었음을 보여준 데 이어 9일에는 보먼 이사의 발언까지 나오는 등 추가 인하에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수요와 공급도 국채 수익률 상승 지속에 방점을 찍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미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이 적자를 메우기 위해 대규모로 국채를 발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으로 인해 미 국채 수익률은 앞으로 내리기보다는 계속해서 오를 가능성이 높다.
설상가상으로 국채 수익률 상승이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독일, 일본, 영국 등 주요국 국채 수익률이 함께 오르고 있다.
영국 10년 물 수익률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30년 만기 수익률은 1998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영국은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세금은 올리고, 국채 발행은 늘릴 예정이다.
국채 수익률 고공 행진 속에 주식 시장에서 점차 투자자들이 빠지면서 뉴욕 주식 시장의 '나 홀로' 상승세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